[김두수 칼럼]정치권 막말 대잔치, 음주운전과 다를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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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수 칼럼]정치권 막말 대잔치, 음주운전과 다를게 뭔가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3.04.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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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수 서울본부장

30대 후반 미혼 A씨는 서울의 명문사립대 전임교수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고루 갖춘 ‘훈남’이다. 그런 그에 대해 초반에 호감을 가졌던 10여명의 여성들 중 절반가량이 뒤돌아선 이유는 단 한가지, “교수직업과 함께 멋진 남성인데, 왜 정치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라는 것.

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공히 상위 20위 안에 ‘정치인’(국회의원)은 아예 없다. 모두 순서만 다를 뿐 운동선수, 교사, 크리에이터, 경찰관, 수사관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치인은 20위권 밖에서도 눈을 씻고봐도 찾을 수 없었다.

여의도의 이상한 행태, 먼저 국민의힘부터 가보자. 최고의원인 김재원은 희대의 ‘정치목사’ 집회에 참석해 5·18망언에 이어,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주도민의 가슴을 후벼파는 ‘제주4·3’을 대놓고 폄훼했다. 태영호 최고의원 역시 제주4·3 폄훼에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 주석인 독립운동가 김구에 대해 “김일성 통일 전선 전략에 당했다”라는 망언으로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조수진 최고의원은 양곡법 논란이 증폭된 상황에서 ‘밥 한공기’ 발언으로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여기에 더해 “하느님 까불면 나한테 죽는다”라는 정치목사의 발언 등 저급한 언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국정 지지도와 당 지지도가 오르지 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울산 출신 김기현 대표로선 시쳇말로 환장할 노릇이 아니겠는가.

더불어민주당은 더욱 가관이다. 검은 돈에 얽혀 사법처리 위기에 직면한 노웅래 의원의 불체포특권 행사는 ‘애교’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체포동의안의 부결과정에서 드러난 뻔뻔한 ‘내로남불’, 나아가 이 대표의 ‘말뒤집기’(대선당시 불체포특권 폐지공약) 행태, 당 대변인이었던 김의겸 의원의 ‘청담동 술자리와 첼리스트’ 가짜뉴스 파동은 두고두고 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에 더해 일파만파로 번진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은 부패스캔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의 과거사이자 진행형이다. 싱그러운 5월이 코앞인데도 여의도엔 ‘향기’가 사라지고 ‘악취’만이 진동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한치의 부끄러움조차 없는 뻔뻔함이다. 그럼에도 목불인견의 주범들은 여전히 교언영색으로 4·10총선 출마를 꾀하고 있다. 이들을 단칼에 벨 수 있는 특단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제 아무리 방약무인(傍若無人) 설쳐대도 국민들이 철저하게 외면하고 응징하면 끝장난다.

그렇다면 울산출신 여야 의원들은 어떠한가. 혐오정치 주범으로 비판 진행형은 없다.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입체적인 평가는 각각 다를 수 밖에 없다. 정치는 곧 말(言)이다. 110만 시민이 ‘고액연봉’ 4년 계약으로 출전시킨 울산 대표선수는 그라운드에선 고품격 언행으로 당당해야 한다. 권부 줄대기에 익숙하고 이눈치 저눈치 급급한 행태는 시민들의 자존심마저 훼손하는 꼴이 된다.

집권당 소속의원의 평가는 냉정할 수 밖에 없다. 당대표 선출에 앞서 권부의 심기를 건드린 특정인에 대한 반대 연판장에 동조·서명한 정치인도 있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의 연이은 궤변에 따른 비판여론이 들끓을 땐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중적 태도는 무엇으로 변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더욱이 오락가락 파행적인 민생정책을 목도하고도 애써 외면하거나 침묵하는 건 공천티켓을 의식한 과잉 ‘몸사리기’로도 비쳐진다.

‘음주운전’을 알고도 동승하거나 모른채로 일관하다가, 결과적으로 대형 동반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건 아닐까. 여야 정치권의 이러한 안이함은 비단 울산뿐만 아니다.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영남권은 물론 전국적으로 현역 물갈이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최저50%, 최대 70% 수준’의 가팔라지는 민심을 가볍게 치부할 땐 끝내 ‘독배’를 피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김두수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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