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년 만의 귀환 '울산읍성']울산읍성 추정지 20m서 유구 발견 ‘책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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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년 만의 귀환 '울산읍성']울산읍성 추정지 20m서 유구 발견 ‘책이 현실로’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0.02.06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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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발 밑에 읍성을 깔고 사는 사람들
▲ 울산읍성 성곽 위치 추정지도. <울산중구600년 도시 둘러보기>(2013) 수록

지적도·토지대장 분석 결과
북정동~교동~성남동~옥교동 걸쳐
둥그스름한 원 형태로 축성 추정

울산읍성 성벽자리 근거는
오랜시간 지났지만 국유지 많고
추정지역 바깥은 넓으면서 성글고
안은 작고 조밀한 도시적 모습 보여
국유지 바깥은 전답이고 안은 대지

지역사회 보존 방향에 주목
중요문화재 보존 필요성 공감하지만
일부 지역민 토지 개발 제약 우려도
중구 “문화재청의 답변 기다리는중”


울산읍성은 울산광역시 중구 북정동, 교동, 성남동, 옥교동에 걸쳐 있다.

중구 신호등사거리를 기점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그 길을 추정해 보면, 뉴코아아울렛 뒤편 보세거리 아케이드를 따라 걷다가 학성로를 횡단하고 중앙2길, 빅세일마트에 이른다. 이후 장춘로를 횡단하고 한결5길 교동보건탕을 지난 동헌길에 다다른다. 다시 길을 건너 한결3길에서 초은길, 당수골길, 지예길, 다슬길을 지나면 동헌서길을 따라 옛 기상대에 이르고 이후 다시 내리막을 걸어 해남사와 북정동길을 거쳐 출발점인 옥교동까지 반원형을 그리며 이어진다.

<울산중구600년 도시 둘러보기>에 수록된 지도는 한삼건 전 울산대 교수가 1912년 조선토지조사사업으로 작성된 지적도와 토지대장을 참고해 성벽자리를 표시한 것이다. 파란색은 국유지, 녹색은 그외 소유자의 토지인데 바로 이 것이 토지조사로부터 315년 전인 1597년에 사라진, 울산읍성 성벽자리라는 것이다. 첫번째 이유는 이 필지들이 국방시설인 성벽자리였기에 성이 허물어지고 긴 시간이 지나도 관아소유토지(국유지)로 남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토지의 크기와 밀도가 국유지 라인을 경계로 바깥은 넓으면서 성글고, 안쪽은 작고 조밀하여 안쪽이 도시적 토지이용 모습을 보여준다. 세번째는 국유지 선 바깥은 지목이 모두 전답이고, 안쪽은 대지로 돼 있다. 이처럼 명확한 경계는 그 선을 따라 국유지가 있었기 때문이며 이는 곧 읍성이 차지하던 곳이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11월 울산읍성 유구가 처음 발견 된 지점도 그 선에서 불과 20m 밖에 떨어져 있지않다.

울산시 중구 옥교동 김희영(50) 씨는 지난 연말 울산읍성 유구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많이 놀랐다. 본인이 운영하는 영업장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발굴된 유구의 길이는 11m 내외로 짧았으나, 남북으로 길쭉한 유구의 방향을 가늠할 때 읍성의 유구가 본인의 가게 아래로도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눈대중 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김씨는 “말로만 듣던 울산읍성을 눈으로 확인하게 될 줄 몰랐다. 발굴작업을 하던 사람들이 이 읍성은 아주 중요한 문화재라고 했다. 그런데 읍성이 자리하던 곳은 모두 근대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모조리 크고 작은 건물이 차지하고 있다. 읍성을 보존하자는 의견도 나온다는데, 땅 밑에 파묻힌 읍성을 어떻게 보존하자는 건 지 궁금하다. 이에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원도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김미숙 관장도 울산읍성 발굴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와 현장을 확인했다고 한다. 김 관장은 “울산읍성은 울산 중구의 역사문화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항상 거론되는 주제다.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도 골목길에 ‘읍성길 이야기路’ ‘읍성둘레길’과 같은 이름을 붙일 정도였다. 그러던 와중에 책으로만 접하던 읍성이 땅 밑에서 실제로 확인됐다니 얼마나 놀랐겠나. 전체 1.7㎞ 길이에 현재는 불과 10여m 정도만 발굴됐는데, 앞으로 좀더 많은 곳에서 확인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울산중구문화의거리 일원 중앙길(문화의거리)상가상인회를 이끄는 한봉희 회장은 “읍성이 지니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한다. 읍성 발굴은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지만 이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문화재 지정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건축물 변경이나 토지개발행위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과 같아서 과연 이 문제가 어떻게 흘러갈 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각 지역 ‘읍성’ 가운데에는 보존의 시급함과 관광자원화를 이유로 국가사적, 시도지정기념물, 문화재자료 등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울산시 중구는 현재 정밀조사를 위한 조사범위 확장여부를 놓고 문화재청 문화재자문회에 의견을 요청해 놓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울산읍성

조선시대 성곽으로 울산 중구 관내 존재한 것으로 알려진 6개 성(城) 중 하나다. 북정동~교동~성남동~옥교동에 걸쳐 둥그스름한 원 형태로 축성됐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등에 따르면 성곽의 둘레는 1.7㎞, 높이는 4.5m였다. 조선 성종(1477)대에 쌓았고 120년간 존속하다 정유재란(1597) 때 왜군들이 왜성(학성)을 쌓기 위해 돌을 가져가면서 허물어졌다. 그러다 422년만인 지난해 11월 울산 중구 원도심의 한 건물터(울산시 중구 성남동 166-4, 166-7)에서 느닷없이 그 흔적이 발견됐다. 책 속 기록으로만 알려지던 울산읍성 실체가 육안으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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