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중구가 8일 양사초등학교에서 어버이날을 맞아 중구평생학습관 ‘어르신 한글교실’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1일 초등학교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소학교 시절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노인들의 학교 경험을 위해 실제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기획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70대 중반~90대 초반 40여명의 노인들은 수업과 VR, 급식 등을 체험하며 어린아이처럼 밝게 웃었다. 최연장자 나이는 93세다. 학생이 되어 처음 운동장을 와 본 참여자들은 운동장에 모여 기념사진을 남기며 행복해했다.
안복기(80)씨는 수업 중 소감을 표현하는 활동에서 “80세에 학교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 어릴 적 학교에 오는 기분이 든다. 팔순이 되어 양사국민학교에 소풍을 왔다. 며칠 비가 오더니 오늘은 날씨도 맑고 햇볕이 나고 학교에 들어오니 기뻐요”라고 밝혔다.
한글교실 학생들은 교실 수업 후 현대식 수업·교구 체험에도 나섰다. VR을 통해 국궁을 쏴보거나 공을 던져 보는 등 활동적인 체험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후 학생들은 학교 급식실에서 직접 급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민경선(82)씨는 “어린시절로 죽기 전에 한번 가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너무 감사한 기회가 찾아와 학교에서 수업도 들어보고 급식도 먹어봤다”면서 “학교의 모든 게 신기하고 설렌다”고 말했다.
급식을 먹어봤다는 사실에 눈물을 참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
‘중구평생학습관 어르신 한글교실’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기초 한글 및 휴대전화 사용법, 금융 관련 생활 정보 등을 알려주는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이다. 교육은 3월13일부터 12월13일까지 매주 월·수요일에 진행된다. 수업은 △한글 익히기 △교실 밖 현장 학습 △성인문해 시화전 개최 △글·그림 자서전 제작 등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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