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낮 12시21분께 중부경찰서로 “학성 6길 일원 철거를 진행 중인데 주택 내부에 있는 여성이 들어오면 불을 지른다고 하며 문을 안 열어주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경찰은 자해 및 분신을 우려해 위기협상팀을 급파했고, 소방인력 등도 동원돼 A씨의 집 앞에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A씨는 집 내부에 휘발유를 뿌린 채 “내 집에서 내가 사는데 무슨 죄냐. 집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고 버텼다.
대치는 약 2시간 가량 이어졌으며 경찰 협상팀이 지속 대화를 시도했으나 진전이 없자 오후 2시28분께 집행관 및 경찰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 A씨를 제압해 상황은 종료됐다.
A씨는 119 구급차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후 강제집행이 재개됐다.
학성동 지역주택조합사업은 학성동 48만여㎡ 부지에 780여가구 규모 공공주택 건립을 목표로 한다. 570여명의 조합원들이 대출을 받아 부지 98% 가량을 매입했으며 나머지 부지에 대해서는 강제 수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학성 6길 일원에 거주하는 A씨가 강제수용을 거부하며 조합과 대립, 매도 청구 소송 등 약 1여년간 갈등이 이어졌다.
A씨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곳이며 엄연한 사유재산으로 내가 집을 안 판다는데 자꾸 찾아와서 집을 팔라고 한다”며 “얼마 되지도 않은 감정평가 금액으로 자꾸 수용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주위 거주하시는 분들은 다 80~90대 분들로 아무것도 모르고 헐값에 땅을 팔고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합 관계자는 “토지 수용을 끝내고 일대 철거까지 완료된 상태에서 A씨의 집만 남은 상태다”며 “수차례 협상을 거쳤으나 보상 금액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현재 조합도 대출 받은 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사업이 한시라도 빨리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루 지연될 때 마다 이자가 3800만원, 한달에 12억원 가량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A씨의 처지가 안타까우나 방도가 없다며 현재 걸어둔 5억1000만원 가량의 공탁금 등을 활용해 A씨를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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