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실시된 민방공훈련, 울산 옥동초 현장 가보니 공습경보 울리자 학생들 일사불란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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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실시된 민방공훈련, 울산 옥동초 현장 가보니 공습경보 울리자 학생들 일사불란 대피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3.05.17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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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2시에 전국 관공서·공공기관·학교에서 실시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에 참가한 울산 남구 옥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도교사의 통제에 따라 강당으로 대피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6년 만에 실시된 민방공 훈련이 16일 전국에서 진행됐다. 울산에서도 제414차 민방위의 날을 맞아 오후 2시부터 20분간 초·중·고등학교 학생,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등이 공습에 대비한 민방위 훈련에 참여했다.

16일 오후 1시55분 한창 수업 중인 옥동초등학교. 학교 스피커를 통해 “운동장에 있는 학생들은 가까운 건물 1층으로 들어가주시기 바란다”는 방송이 울려퍼졌다.

2시가 되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업중인 각 교실 스피커로 “공습 경보, 적의 공습이 시작됐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학생들은 일사불란하게 교실에서 뛰어나왔다.

이후 ‘위잉’하는 비상 경보가 학교 전체에 울려퍼졌다. 학생들은 당황하는 기색없이 교실 옆 복도에 일렬로 줄을 선 뒤 차례대로 대피소인 2층 체육관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일부 학생들은 처음 해보는 민방위 훈련을 신기해하며 “비행기 떴대. 얼른 피하자”며 친구의 팔을 잡아 끌기도 했다.

사전에 지정된 대피 장소는 체육관, 각 복도 끝. 5~6학년 학생들과 3학년 방과후, 1~2학년 돌봄 교실 학생들은 복도마다 빨간 유도등을 든 교사 안내에 따라 대피소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일부 반 학생들은 공습에 대비해 머리를 가리고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훈련에 참여한 350여명의 5~6학년 학생들은 비상 경보가 울린 지 5분 만에 모두 체육관에 모여 앉아 다음 안내 방송을 기다렸다.

양정원(13)양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경보음을 처음 들어봤다”면서 “이런 상황이 없으면 더 좋겠다. 전쟁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날 옥동초는 경보음을 울리고 발령되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훈련 2분을 앞두고는 최대한 신속하게 지하공간, 대피소를 찾아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안내 방송도 수차례 반복됐다.

20분이 지나고 “공습경보가 해제됐다”는 안내가 나오자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박시윤(13)양은 “재난났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배워서 실제 상황을 대비하는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학교 밖은 평화로운 일상 생활이 펼쳐졌다. 저학년 학생들의 하원을 돕는 한 학부모는 “오후에 학교에 행사가 있나요?”하고 되묻기도 했다. 공공기관에서는 훈련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 날 실시된 지자체, 공공기관, 학교 등이 참여한 전국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은 2017년 8월 이후 6년 만에 이뤄졌다.

훈련을 실시한 기관 등에서는 훈련뒤 문제점을 파악해 보완·개선해 오는 8월 전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을지연습에 반영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실제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라며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비상시 국민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주민대피시설 위치는 안전디딤돌 앱을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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