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계기로 내년 4월 22대 총선 여권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 위원장이 연일 ‘나홀로’ 개혁카드를 언론 인터뷰와 발표 방식으로 무차별 던지고 나선데서 비롯되고 있다. 여권 내부는 인 위원장의 ‘돈키호테식’ 발표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기류다. 여기다 이준석 신당론의 정점인 이 전 대표를 일방적으로 찾아가 대화를 시도하다 사실상 ‘퇴짜’를 맞아, 이른바 ‘1호 당원격’인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김기현 당 지도부의 자존심마저 추락시킨 꼴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혁신위 4차 회의 뒤 브리핑에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희생’을 주제로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걸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당의 핵심 인사는 “김기현 지도부와 친윤계 의원 무조건 험지 출마 또는 출마를 포기하라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배경과 근거도 없다”면서 “더욱이 친윤이라는 기준조차도 무엇인지 알 수 었는 상황에서 누가 퇴진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용산 핵심부’에서도 여권 내 이러한 기류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김기현 대표 1기 체제 핵심인사들과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도 이같은 당내 기류와 상당부분 공감이 있었다는 게 한 참석 인사의 전언이다.
혁신위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당헌·당규 명문화 △국회의원 세비 삭감 및 국회의원 구속 시 세비 전면 박탈 및 본회의·상임위원회 불출석 시 세비 삭감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 4개 안건을 의결하고 당에 수용을 촉구했다. 이에 김기현 지도부는 혁신위에서 공식 요청이 오게 되면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주말인 지난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았지만 대화는 불발됐다.
이 전 대표는 행사 내내 인 위원장을 향해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응대하며 거리를 뒀다. 인 위원장은 행사가 끝나자마자 이 전 대표와 인사도 나누지 않은 채 곧장 상경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날 의사이기도 한 인 위원장의 면전에서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 핵심부는 인 위원장의 이러한 일방적인 동선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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