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집값 적게오른 지역만 조사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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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 집값 적게오른 지역만 조사 늘려
  • 신형욱 기자
  • 승인 2023.11.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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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울산 울주군·사진) 의원
부동산원이 부동산 폭등기 표본 조사 지역 숫자를 늘리면서 집값 변동률이 낮은 곳은 조사지역 숫자와 조사 횟수를 늘리고, 변동률이 높은 곳은 조사지역 숫자를 늘리지 않고 조사횟수는 줄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울산 울주군·사진)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지난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주택 가격 조사를 위한 전국의 표본 지역 숫자를 218곳에서 261곳으로 20% 가까이 확대했다.

그런데 2020년 기준 주택가격의 변동폭이 큰 서울과 경기도는 조사지역 숫자의 변동이 없는 반면,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의 변동폭이 낮은 지방의 조사지역은 최대 두 배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 주택가격변동률(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기준)이 1.98%인 강원도 지역은 조사지역 숫자가 2020년 9곳에서 2021년 18곳으로 두 배가 증가했고, 주택가격변동률 2.42%를 기록한 전라남도는 22곳에서 32곳으로 83.3% 증가했다.

반면 체감 집값이 크게 상승한 서울은 조사지역 숫자가 하나도 증가하지 않았고, 2020년 주택가격 변동률이 13.99%를 기록한 대전이나 5.9%를 기록한 부산 역시 조사지역이 하나도 늘어나지 않았다. 16.6%인 경기도는 47곳에서 48곳으로 1곳 증가에 그쳤다.

조사지역 증가에 따른 현장조사 횟수의 증감 또한 비상식적이란 지적이다.

2020년에서 2021년 조사지역 숫자가 20% 증가할 동안 총 현장조사(점검) 횟수는 8686회에서 9493회로 9.3%만 증가하는데 그쳤고, 현장조사인원 또한 320명으로 동일했다.

특히 주택가격 변동폭이 낮음에도 조사지역 숫자를 늘린 전북, 경북의 경우 현장조사 횟수를 2020년 대비 각각 26.2%, 7.8% 늘렸고, 2020년 변동률 3.25%에 불과했던 충남의 경우 현장조사 횟수를 무려 46.3%나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사지역 숫자를 두 배로 늘린 강원지역은 현장조사 횟수를 282회에서 263회로 오히려 6.7% 줄였고, 주택가격 변동률이 가장 높았던 대전을 비롯해 대구, 광주, 울산 등 대도시 역시 현장조사 숫자를 최소 16.4%에서 최대 44.3%에 이르기까지 크게 감소시켰다.

한국부동산원은 “조사지역은 2021년도 표본재설계(표본확대)로 인한 조사지역 증가의 결과이며, 현장조사 건수는 조사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범수 의원은 “주택가격 변동률이 낮은 곳의 조사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대도시의 조사 횟수를 오히려 줄인 근거나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통계는 그 무엇보다도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분야인데, 부동산 통계조작으로 국가 신뢰도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에까지 악영향을 준 이들을 반드시 찾아내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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