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과 대기업 임원간 국내 첫 인사교류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울산시설공단 이사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울산시의회 인사청문회가 맥빠진 질의와 응답 속에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청문위원들의 질의는 날카로움이 떨어졌고 후보자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에 그쳐 협약에 따른 인사청문회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울산시의회는 23일 오전 시의회 4층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제2차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김종섭)를 열고 김규덕 울산시설공단 이사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청문회에서는 후보자가 대기업 임원 출신으로 공기업인 울산시설공단 이사장 업무를 수행할 경영능력이 있는지, 노사관계와 조직 활성화 등 방안에 대한 질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김 후보자는 질의 답변에서 “공공과 민간의 첫 인사교류 대상이 돼 공단 이사장 후보자로 임용돼 영광스럽고 엄청난 책임감도 느낀다”며 “공공부문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책임감과 동시에 반드시 잘해야겠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효율성만 강조하면 시민 복리 증진 저하가 우려된다’는 질의에 “공공부문도 효율성과 공공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두가지 다 할 수 있다”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공단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어떻게 살아남고 시민에게 서비스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효율성은 수지율을 높이는 것으로, 공단이 관리하는 시설을 시민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하면 수지율이 높아진다”고 전제하고 “시스템, 콘텐츠 등 확충과 함께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 궁극적으로 시민들이 시설 이용 만족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조직 활성화와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고, 이러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조직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경영 현황 공유는 물론 좋은 일이나 어려운 일 모두를 공유하면 노사관계는 물론 원만한 조직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울산시에 부탁해 (조직활성화 등을 위한) 전 사원 교육을 한다든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생동감 넘치는 조직, 시민들에 봉사하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업무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까지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발언을 이어가 사전 준비 미흡을 들어냈다.
위원들도 후보자의 업수행능력이나 전문성, 도덕성 등에 질의가 수박 겉핥기식에 그쳐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청문특위는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한 내용을 ‘울산시 지방공기업 등의 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협약’에 따라 오는 27일 제3차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의장에게 보고한 후 울산시에 보낼 예정이다.
한편, 울산시의 공기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018년 12월 울산시의회와 울산시가 인사청문 협약을 체결,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및 후보자의 능력 검증을 위해 실시하고 있으며 인사청문 대상 기관은 울산도시공사, 울산시설공단, 울산연구원, 울산경제진흥원 등 총 4개 기관이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