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와 자녀 등 3명은 숨진채 발견됐고, 40대 아버지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해당 거주지가 경매로 넘어가고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일부 타살 정황이 확인돼, 경찰은 4일 합동감식 및 디지털 포렌식 등을 활용해 사건 경위와 사망 원인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3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7시3분께 “학생이 등교하지 않고 연락이 안 된다”는 울산 한 중학교 담임교사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경찰이 대상 학생의 주거지를 통신수사 등으로 확인해 아파트로 찾아갔으나, 아버지인 40대 A씨는 경찰이 찾아온 것을 확인한 뒤 문을 닫고 개방을 거부했다.
당시 A씨는 아이들과 아내는 현재 집에 없다고 둘러대며 문을 열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아동학대 등의 정황이 있을 수 있다 판단, 문을 강제로 개방하기로 결정하고 오후 8시24분께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강제 개방 중 기름 냄새가 강하게 나자 소방이 같은 층 거주민들을 급히 대피시켰으며 문을 개방하자 집 안은 화재로 연기가 자욱한 상태였다.
소방이 20여분 만에 화재를 진압 후 내부를 수색하자 안방에서 A씨의 아내(40대)가, 중학생(14세)과 고등학생(17세) 두 아들은 각자 방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후송됐으나 숨졌다.
화재로 시신이 손상되지 않아 경찰이 자체 감식을 벌인 결과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목이 졸린 흔적 등 타살 정황을 확인했다.
한편, 집 내부에서는 A씨의 대기업 명찰이 발견됐는데 A씨는 최근 한달여 가량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개인 채무도 있는 상태로 나타났다.
실제 화재가 난 A씨의 집 현관문 등 곳곳에는 집을 비우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었다.
A씨는 지난 2013년 집을 담보로 1억4300만원을 대출했으나 돈을 갚지 못해 지난해부터 집이 가압류를 거쳐 경매에 붙여졌다.
이후 지난 9월 새 주인이 집을 샀으나 A씨가 나가기를 거부하자 새 주인이 퇴거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우선 4일 소방 등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며 A씨의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을 거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와 원인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정혜윤기자 hy040430@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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