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김민석 의원 등이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거듭 ‘사쿠라’(변절한 정치인)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면서 총선을 코앞에 둔 야권의 내홍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때문에 야권에선 ‘이낙연 신당’ 움직임에 당내는 계파를 불문하고 극도로 술렁이는 모습이다.
12일 민주당 등 야권에 따르면 무엇보다 비명(비이재명)계 수장격인 이 전 대표의 ‘마이웨이’ 선언이 현실화할 경우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식 탈당과 신당 합류가 실제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두며 보폭을 넓혀 온 이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창당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힌 데 이어 “새해에는 새로운 기대를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며 창당 시점까지 거론했다.
일단 당내에선 당장 비명계의 탈당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데다 이 전 대표의 독자 세력화가 여의치않다는 점을 들어 이낙연 신당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함께할 당내 세력은 없는 게 현실 아니냐”라고 했다.
다만 친명 지도부에 반기를 든 비명계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추후 독자행동에 돌입할 경우 ‘이낙연 신당’이 점차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은 지도부에 당내 민주주의 회복 등을 위한 가시적 조치를 이달 안으로 내놓으라고 못 박은 상태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이재명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분열은 필패”라며 최근 강성 지지층을 향해 비명계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지만 좀처럼 내홍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의 골은 오히려 ‘이낙연 신당’ 이슈로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김민석 의원이 이 전 대표를 향해 ‘사쿠라’라고 비난하자 비명계 의원들은 김 의원의 탈당 이력을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일단 이 전 대표와 비명계 세력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소통과 통합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표는 진정성 있게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 기조를 유지하며 인재 영입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도부도 현재로선 이낙연 신당 등에 대한 대응 논의는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 연대설’이 불거지기도 했던 만큼 이 대표는 전직 총리들과의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일단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일대일 만남을 조율 중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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