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정국에서 당이 ‘원팀’으로 가기는커녕 오히려 내홍의 수렁에 빠지는 양상이지만, 이재명 대표는 사실상 ‘관망 모드’로 일관하면서 불협화음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예고해온 이낙연 전 대표와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을 비롯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 사퇴에 이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지도체제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친명(친이재명) 주류가 강성 지지층인 ‘개딸’세력을 등에 업고 당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으므로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혁신과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여기에 친명계 의원 지역구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해온 최성 전 고양시장 등 비명계 인사들이 당내 총선 후보자 검증 단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탈락하자 ‘공천 학살’ 주장까지 나왔다. 최 전 시장은 26일 취재진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원심력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날 권노갑 고문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모인 동교동계 송년 모임에서도 공천 잡음 등이 불거진 당 상황을 놓고 쓴소리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는 친명계가 절대 받을 수 없는 카드라는 게 당 안팎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이처럼 양측 입장에 타협의 여지가 없이 극심한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자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 전 총리와 김부겸 전 총리가 내홍 수습을 위한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정 전 총리는 26일 이낙연 전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달 초만 해도 두 사람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예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거리를 두는 듯했다. 하지만 ‘분열은 필패’라는 위기감에 직접 얽힌 실타래를 풀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한 이 전 대표까지 더해 ‘3총리’가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회동 후 입장문에서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면 김 전 총리를 포함한 3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28일로 예정된 이 대표와 정 전 총리 간 단독 회동이 당 내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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