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빨간불 켜진 혈액수급, 시대전환적 장기대책 수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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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빨간불 켜진 혈액수급, 시대전환적 장기대책 수립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01.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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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혈액 보유량이 급감하면서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11일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울산지역 혈액 보유량은 2.8일분으로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혈액형별로 보면 B형과 AB형은 각각 4.1일분, 4.6일분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나, 수요가 많은 O형이 1.1일분에 불과해 ‘경계’ 단계에 접어들었고, A형 또한 2.4일분밖에 남지 않았다.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한파에다 10대의 헌혈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울산혈액원은 겨울 방학철과 추운 날씨가 겹치면서 헌혈량이 감소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부터 헌혈을 학생의 개인 봉사 실적에 포함하지 않도록 대입정책이 바뀌면서 고등학생들의 헌혈 참여율이 크게 낮아졌다.

매년 겨울철은 혈액 공급에 비상이 걸리는 시기다. 올해도 울산은 예외 없이 혈액 부족 사태가 재연되고 있다. 헌혈은 피가 부족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 기간을 잘 못 넘기면 많은 환자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수혈이 필요한 수술과 치료에서 자칫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공혈액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혈액 수급 문제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전염성 질환 등 여러 문제가 맞물리면서 고착화되고 있다. 특히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혈액을 공급하는 젊은층은 적어지고 혈액을 필요로 하는 노령층은 더 많아져 혈액공급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현재 전체 국민 중 헌혈 참여자는 10% 미만으로, 10~20대 학생과 군인이 헌혈자의 80%를 차지한다. 30대 이상과 여성은 헌혈 참여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창궐했을 때 우리나라의 혈액 보유량은 심각한 상태였다. 당시 정부는 처음으로 혈액 부족 재난 문자를 전 국민에게 보내며 헌혈을 독려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시대 흐름에 따른 헌혈자 감소의 부작용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제 정부 차원에서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특히 학생·군인에게만 의지하지 말고 헌혈대상을 크게 넓히는 작업을 펼쳐야 한다. 그 중에서도 중장년 세대의 낮은 헌혈 참여율을 높이는 대책이 시급하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긴급하게 수혈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내가 제공한 혈액이 가족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시민 한명 한명이 헌혈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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