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참패한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필승 선거 전략 중 하나로 ‘자객 보내기’를 택한 셈이다. 수도권에서도 민주당의 핵심 인물들이 자리한 주요 거점에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여권 인사를 보내 분위기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인사말에서 마포을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을 정조준했다.
한 위원장은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의 특권 정치, 이재명 사당으로 변질된 안타까운 지금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 정 의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자질 논란과 부적절한 언행에도 마포을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한 곳이니 이번에도 어차피 정청래가 될 것이라고 자조 섞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쩔 수 없지 않다. 왜냐하면 총선에서 김경율이 나서겠다고 하기 때문”이라며 김경율 비대위원을 정 의원의 맞상대로 직접 지목했다.
한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에 대해 “김경율 회계사는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 평생 싸워왔다”고 소개하며 김 비대위원을 무대 위로 불러 세웠다. 한 위원장은 전날 자신이 김 비대위원에게 마포을 출마를 요청해 수락 의사를 받아냈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책 ‘조국 흑서’를 공동 집필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 비대위원은 “당과 한 위원장이 저에게 낡은 시대와 이념을 청산하라는 과제를 준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며 마포을 출마 의지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전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도 인천 계양을이 지역구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맞상대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직접 소개했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해 온 원 전 장관은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승리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 위원장이 자객 공천 방침을 밝힌 지역에는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이 있는 곳도 있어서 일부 반발도 나오고 있다.
마포을의 경우 현재 김성동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다.
이날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현장에 있었던 김 당협위원장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당협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공정한 심사가 되겠는가. 불공정하다”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김경율 비대위원의 전략공천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공천은 시스템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어르신에 대한 정책적 지원 강화를 약속하는 등 노인 표심 잡기에 나섰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