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국회의원들이 K-조선 방산 산업의 발전 방향과 지역 고용 창출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최근 발생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잠수함 건조 기술의 해외 유출을 지적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22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이채익(울산 남갑), 권명호(울산 동)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양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국내 조선업계의 함정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이를 통한 지역 내 고용 창출 및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 대표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국내 함정 산업의 현황과 경쟁력을 점검하고, 향후 해외 함정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언을 내놓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인 이채익 의원은 국내 함정 산업의 경쟁 환경을 진단한 뒤 함정 산업 분야의 정교한 보안 시스템 마련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함정의 핵심 장비를 공급하던 한화오션이 조선사까지 인수하며 독점으로 인한 국방비 증가 등 공정한 경쟁 저하 등의 우려가 크다”며 “최근 해당 업체의 잠수함 건조 기술이 해외로 통째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국가 안보적으로 심각하고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질의응답을 통해 “한화오션은 이미 3차례에 걸쳐 북한으로 추정되는 집단에 의해 해킹을 당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잠수함 설계도 해외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힐 것을 관계 당국에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입찰에서 상당한 수준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명호 의원은 국내 조선업계의 함정 분야 수출 확대 전략에 대해 제언했다.
권 의원은 “국내 다른 방산 분야처럼 함정 분야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잠수함과 호위함급 이상을 연구·개발 및 건조하고, 다른 조선사들은 중소형 함정 등으로 전문화해 경쟁력을 키워 수출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의 함정 사업은 현재 매출 규모 1조원, 직접 고용된 인력만 1600명에 이른다”며 “HD현대중공업이 계획대로 함정 사업을 2배 이상 키워 고용 인력을 대폭 늘리고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 대표는 “HD현대중공업은 축적된 수상함·수중함 기술력을 기반으로 동남아, 남미, 중동 등 권역별 해외 거점 진출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각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기업들이 좀 더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게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채익 의원과 권명호 의원은 “제안된 내용에 대해서는 한-미 국방부 간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와 국회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까지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최대한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오션은 “유출됐다고 알려진 문제의 도면은 인도네시아가 1970년대 말 독일로부터 수입한 독일 잠수함 도면으로 옛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도면이 아니며, 방산 기술 및 군사 기밀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한화오션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기술 도둑 촬영 사건을 포함해 회사의 기밀을 유출한 직원이나 이에 연루된 업체 등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