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유예 법개정 무산 여야 책임 공방
상태바
중처법 유예 법개정 무산 여야 책임 공방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4.02.02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앞에서 정의당과 노동계 관계자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 1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 후 회의장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처리 촉구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법안 처리가 1일 국회 본회의 직전 무산되자 해당 사업자들의 강한 반발과 함께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가 숨지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를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로, 5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2022년 1월부터 시행됐다.

정부·여당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확대 적용 유예를 추진해왔지만 ‘산업안전보건청 설치’ 등을 요구하는 민주당과의 입장 차로 확대 시행을 이틀 앞둔 지난 달 25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중대재해법이 확대 적용되면서 첫 사례로 지난 달 31일 부산 기장군의 폐알루미늄 처리업체에서 30대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청은 이에 대해 중대재해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법 개정 불발로 해당 사업장들의 반발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17개 중소기업 단체는 전날 국회 회견에서 “83만이 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한순간에 예비 범법자로 전락했다”며 “중소기업은 사장이 형사처벌을 받으면 폐업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고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법 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여야는 재협상 불발 책임을 놓고 날선 공방전을 펼쳤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을 강하게 규탄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우리 당이 제시한 협상안을 끝내 걷어찼다”며 “민주당의 비정함과 몰인정함에 대해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정부와 여당이 중소기업, 영세 상공인들의 어려움과 절박한 사정을 대변해서 유예를 촉구한 부분이 있는데 민주당이 끝내 이 부분을 외면한 것에 대해선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정부·여당 제안을 거부한 배경에 대해 “민주당은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 안전이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더 충실하기로 했다”고 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 유예와 관련한 여야 협상 중단을 압박하면서 법 시행이 중단돼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여야 간 재협상 가능성은 당장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추가 협상의 자세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고, 어떤 협상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했고,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재협상 여지는 이후 상황 변화에 따라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오늘 상황에선 일단 종료”라고 밝혔다.

정부·여당은 일단 법 개정이 무산된 만큼 중대재해 예방 등 후속 조치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원내대표는 “지금으로선 소수 여당으로서 입법적 조치를 통한 문제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 어쨌든 정부와 함께 사고가 나지 않는 조치와 법적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도시철도 1호선, 정차역 총 15개 조성
  • ‘녹슬고 벗겨진’ 대왕암 출렁다리 이용객 가슴 철렁
  • 울산 동구 주민도 잘 모르는 이 비경…울산시민 모두가 즐기게 만든다
  • [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3년뒤 가동 年900억 생산효과…울산 미래먹거리 책임질 열쇠
  • 제2의 여수 밤바다 노렸는데…‘장생포차’ 흐지부지
  • [울산 핫플‘여기 어때’](5)태화강 국가정원 - 6천만송이 꽃·테마정원 갖춘 힐링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