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 11일만에 찢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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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빅텐트’ 11일만에 찢어졌다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4.02.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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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20일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오른쪽은 이날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합당 철회 기자회견을 하는 이낙연 공동대표. 왼쪽은 한 시간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 하는 이준석 공동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가 결별하면서 정치권에 실로 오랫만에 출현했던 제3지대 ‘빅텐트’가 20일 공식 해체됐다.

지난 9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과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이 발표한 합당 선언이 11일 만에 파기된 것이다.

개혁신당에서 한 지붕 아래 모였던 양 진영은 22대 총선을 불과 60여일 앞두고 뜻밖의 통합이 이뤄졌었지만, 이념·가치가 다른 두 세력의 화학적 결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측대로 통합 선언 11일만에 다시 각자도생을 하게 됐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결별을 공식화했다.

통합 개혁신당이 출항 초반에 좌초함에 따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에 맞서 3자 구도를 만들겠다는 제3지대의 총선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합개혁신당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을 두고 빚어진 신경전이 선거 지휘권 쟁탈전으로 확전되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됐다.

개혁신당은 전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사실상 배 전 부대표를 겨냥한 당원 자격 심사위원회 설치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배복주 입당 문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준석 공동대표가 총선 선거 운동 및 정책 결정 권한을 자신에게 위임하는 안건을 주도적으로 의결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새로운미래 출신인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해당 안건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나갔고, 이준석 공동대표, 양향자 원내대표, 조응천 최고위원, 금태섭 최고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최고위원인 김종민 의원은 회의장 퇴장 직후 이준석 공동대표를 국회를 해산시킨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비유했고 별도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사당화’라고 맹비난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새로운미래를 배제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 선거 운동의 속도감과 의외성을 살리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선거 지휘권이 결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지만, 내부적으로는 지도부 지역구 출마, 공관위원장과 당직 인선, 정책 공약 발표 등의 문제를 두고 이준석계와 이낙연계가 사사건건 부딪치며 갈등의 불씨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의 합당 철회 선언에 대해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만큼은 앞으로의 호언장담보다는 국민에게 겸허한 성찰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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