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암각화 ‘물고문’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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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반구대암각화 ‘물고문’ 끝낸다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4.04.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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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 3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진은 사연댐 전경.
1년에 40여일은 물에 잠기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구하기 위해 상류 사연댐에 수문이 설치된다. 올해 6~10월 중 유네스코 자문기구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현지실사를 나오는데, 정부는 647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문화재 보존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 3개를 설치하고 댐 내진성능을 높이기 위해 변경된 ‘사연댐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19일 고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연댐 건설사업 기본계획’ 변경 고시는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예방하고 지진 등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2027년까지 댐의 내진성능을 높이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647억원이다.

1971년에 발견된 반구대 암각화는 암벽에 새겨진 고래사냥 장면 등 312점의 선사시대 그림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암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 문화재다.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12월25일 발견됐고, 1995년 6월에야 국보가 됐다. 암각화가 발견되기 6년 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생겨 우기 때마다 물에 잠기면서 다른 문화재에 비해 국보 지정이 늦었다.

암각화는 사연댐에서 상류로 4.5㎞ 떨어져있다. 암각화 보호를 위해 댐 수위를 낮추려다 식수난 우려가 제기돼 2022년에야 식수 문제를 다른 곳에서 해결하는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발견 50주년만에 보존의 길이 열렸다.

정부와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를 비롯한 ‘반구천의 암각화’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유네스코 자문기구 현지 실사 작업이 6~10월 중 진행될 예정으로, 그전에 반구대 암각화 침수 문제 해결책을 공표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수위조절을 하기 전인 2005~2013년까지 1년에 151일 침수됐고, 수위조절을 시작한 2014년 이후에도 홍수 배수에 시일이 걸려 1년에 42일이나 침수됐다.

이에 지난 2021년 반구대 암각화 침수를 막기 위해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을 만드는 계획이 세워졌다. 계획대로 폭 15m, 높이 7.3m 수문 3개를 만들고 사연댐 수위를 반구대 암각화 아래인 해발 52m에 맞춰 운영하면 연평균 침수일이 1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사연댐은 울산의 식수원으로, 반구대 암각화 침수를 막기 위해 수위를 낮춰 운영하기 때문에 ‘대체 수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는 낙동강 물을 더 활용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2021년 ‘운문댐 물로 반구대 암각화 보호하기 위한 물을 울산에 공급한다’라는 방안(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이 확정되고 이에 필요한 관로 건설사업을 포함한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이 2022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이러한 정부의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계획’이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추진으로 흔들리면서 세부 사항은 사실상 다시 논의해야 한다.

운문댐은 대구의 식수원으로, 대구시가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등으로 ‘대체 수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따라서 운문댐 물 울산 공급 방안 추진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시는 운문댐 물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회야댐 증설·수문 설치 등 자체적인 물 확보 방안도 모색 중이다.

울산시의 ‘맑은 물 확보 용역’은 올해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새로 설치되는 수문을 통해 댐 저수를 신속히 배출해 건설된 지 60여 년이 된 사연댐의 저수량 증가 부담을 줄이고, 취수탑의 내진성능도 높이는 등 전반적인 댐의 안전성도 강화된다”면서 “지진 등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댐 안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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