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천 범람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매년 발생하는 가운데, 최근 하천 출입 통제에도 차단막을 넘어 통행하는 시민들이 잇따라 목격되면서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울산 중구 다운동 831-1 일원에 조성된 태화강을 가로질러 중구 다운동과 울주군 범서읍 굴화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이 징검다리는 지난 5~6일 울산에 내린 비와 강풍 소식에 6일 오전 6시30분을 기점으로 출입이 통제됐다.
당시 양방향 출입 차단막이 내려오고 출입통제 띠까지 둘러졌으나, 시민들은 차단막을 무시하고 옆으로 출입해 징검다리를 오갔다.
다운동 주민인 A씨는 “산책하며 징검다리를 자주 이용하는데, 며칠 전 차단막이 내려왔는데도 시민들이 무시하고 계속 건넜다”며 “물살도 거칠어 지켜보는 사람도 조마조마했고, 킥보드를 타고 그대로 건너거나 어린 아이들이 출입 통제된 징검다리를 뛰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징검다리의 옆에는 “하류 수심이 깊고 변화가 심하오니, 범람 시 절대 건너지 마십시오”라는 경고 표지판까지 있었지만 이를 신경쓰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징검다리 통행은 지난 7일 오후 10시께 다시 허용됐지만, 인근 시민들은 통행이 차단된 것도 모를 만큼 계속 징검다리 통행이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해당 징검다리를 사용하면 태화강을 가로질러 다운동~굴화 통행이 7분이면 가능하다. 그러나 징검다리를 이용하지 않으면 신삼호교까지 걸어가야해, 도보로 40분가량 걸린다.
8일 해당 징검다리를 건너던 김모(34)씨는 “매번 비만 오면 징검다리 침수 여부를 묻는 질문이 동네 커뮤니티에 올라올 정도로 인근 주민들은 너무 유용하게 쓰는 다리”라며 “사실상 여기 다리가 없으면 이동 시간이 20~30분 가까이 늘어나, 출입이 통제돼도 위험을 감수하고 건너는 시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구는 앞서 지난 8일 여름철 자연재난 인명 피해 우려 지역 현장 점검을 통해 징검다리 등을 한 차례 정비했다. 출입 통제 장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CCTV를 통해 실시간 관제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수시로 차단막을 넘나드는 시민들을 제지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징검다리가 지름길이어서 출입 통제 차단막이 내려와도 통행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안전을 위해 차단막이 내려오면 절대 출입을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