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8인 대가족 루아네, 좁은 집에서 여덟식구 아등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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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8인 대가족 루아네, 좁은 집에서 여덟식구 아등바등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4.05.10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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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아네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방이 2개라 큰 방은 6명의 아이들이 2층 침대와 바닥에 나눠서 자고, 아이들 옷으로 가득 찬 작은 방에서 엄마와 아빠가 지낸다.

루아(가명·12)네는 엄마와 아빠, 2명의 언니, 3명의 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8인 대가족이다.

루아의 아빠는 대가족 생계를 위해 여러 방면의 일을 해왔다. 루아의 엄마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소일거리나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틈틈이 일했다. 그러나 6남매의 양육으로 꾸준한 근로가 어려웠고, 불안정한 근로소득과 정부 보조금으로 생계를 이어오면서 생활고로 인한 부채가 계속 늘어났다. 결국 감당하기 어려워진 부채에 엄마와 아빠는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어려움 속에서 최근 루아의 아빠는 공장의 이물질을 청소하는 업체에 취업했다. 오랫동안 소원하게 지냈던 루아의 할아버지가 루아네 사정을 알고 루아 아빠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루아 아빠는 차근차근 일을 배워가며 성실하게 근로하고 있다.

하지만 아빠의 소득이 올라가면서 의료급여 수급이 탈락됐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주거급여도 중단될 수 있어 루아네의 걱정이 크다.

현재 루아네 주거지는 오래된 빌라의 2층이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을 부담하고 있다. 방 2개, 거실 겸 부엌, 화장실 1개, 베란다로 구성돼 있다. 8인 가구가 생활하기에 매우 좁고 짐도 많아 비용 부담에도 여러 번 이사를 고려했다.

최근 LH전세임대 신청을 하고 선정이 됐지만 8인 가구가 생활할 수 있는 집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계약 가능한 기간이 지나면서 자격도 잃게 됐다.

이후에도 LH전세임대, LH매입임대 사업 신청을 다시 알아봤지만 지원 조건이 맞지 않거나 지원 시기를 놓치면서 번번이 이사를 하지 못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방이 2개라 큰 방은 6명의 아이들이 2층 침대와 바닥에 나눠서 자고, 아이들 옷으로 가득 찬 작은 방에서 부부가 지낸다. 책상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없어 아이들이 공부를 할 때마다 밥상을 펴거나 바닥에 엎드려서 하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별도의 공간까지는 아니더라도 성별에 따른 분리가 필요해 주거 이전이 절실하다.

다행히 아빠의 회사에서 기숙사 형태로 집을 마련해주기로 하며 이달 중순 이사를 갈 수 있게 됐다. 보증금을 회사에서 마련해줘 월세만 부담하면 된다. 이사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최소한의 비용으로 계획하고 있다.

새로운 주거지는 방 3개, 화장실 1개, 거실, 부엌, 베란다로 구성돼 있다. 이사할 집은 지금 집과 가까워 아이들의 학교, 학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생활권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더욱 다행이다.

하지만 사용 중인 가구와 가전은 모두 오래 돼 챙겨갈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가스레인지와 에어컨, 세탁기, 밥솥, 수납장, 아이들 책상 등 구입이 필요한 가전과 가구가 많다. 루아네 가정에서는 답답한 마음에 중고거래 사이트만 반복해서 접속하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매일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루아네 가족이 좀 더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특히 여름이 오기 전 필요한 가전 가구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하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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