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한입 두말’ 당내서도 쓴소리
통합당 위성정당 비난해놓고
소수정당 보호 명목 앞세워
사실상 ‘비례 민주당’ 만들어
“신생정당 방패막이 써” 비판
통합, 파국으로 치닫는 공천갈등
통합당과 비례대표 명단 갈등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사퇴
정갑윤·원유철 등 통합당 4명
미래한국 옮겨 지도부 꾸릴듯
4·15총선이 ‘D-26’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노린 비례대표 정당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에 반대한 제1야당 미래통합당에 이어 선거법 개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사실상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는 등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시민을 위하여’를 근간으로 한 비례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면서 당내외의 비판론을 촉발했다.
애초 진보·개혁 진영의 시민사회 원로가 주축이 된 정치개혁연합(정개련)과 비례 연합 문제를 협의하다 지난 17일 전격적으로 ‘시민을 위하여’를 비롯해 4개의 원외정당과 비례 연합을 구성, 사실상 ‘비례 민주당’을 만들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가짜 정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던 민주당이 지난 13일 전 당원 투표 절차를 거쳐 입장을 번복한 명분은 ‘골목상권(소수정당) 보호’였다. 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싹쓸이하는 것을 막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의 도입 취지인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시민당의 구성은 이와 거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시민당의 ‘플랫폼’인 ‘시민을 위하여’는 지난해 말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수호 집회’를 이끌었던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주축이 된 정당으로, 여기에 참여하는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평화인권당 등이 대부분 올해 급조된 신생 정당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자신들이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비례 정당을 만들기 위해 원외 신생정당들을 방패막이로 썼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당원은 민주당 권리당원(당비 납부 당원) 게시판에서 “현 상황에서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 미니정당을 끌어들여 앞줄 세우는 행위는 진짜 원내 진입에 도전하던 당들에 돌아갈 표를 도둑질하는 행위”라며 “선거법 취지를 살리려면 이만 멈추세요”라고 했다.
제1야당인 미래 통합당의 상황도 점입가경이다.
황교안 대표가 이날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파동 속에서 결국 한선교 대표를 찍어냈다.
한 대표는 19일 오후 대표직을 전격 사임했다. 또한 조훈현 사무총장을 비롯한 김성찬·이종명·정운천 최고위원 등도 공천 파동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특히 한 대표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황 대표 측 인사들을 겨냥, “가소로운 자들” “부패한 권력”이라고 일갈하고는 “그것(현 비례명단)까지 바꾼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분노를 표출 했다.
미래한국당 지도부 총사퇴와 동시에 원유철·정갑윤·염동열·장석춘 등 불출마를 선언한 통합당 의원들은 탈당계를 내고 미래한국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미래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꾸리기 위해서다.
5선의 원유철 의원이 차기 대표를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미래한국당은 20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 4명 의원의 이적으로 미래한국당 의석은 10석이 됐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