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가 의욕적으로 후반기 의정활동을 시작해야 할 7월 한달을 사실상 허송세월로 보낸 셈이다.
이 때문에 다수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7·23 전당대회를 통해 한동훈 지도부가 선출된 후 당직인선을 통해 본격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한 상황에서,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는 절대다수 당소속 의원들의 불협화음으로 제역할 조차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위원장 김상욱)에서 지난달 윤리위를 구성한 뒤 당소속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입체적 조사를 예고하고 있으나, 실제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성 마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온다.
지역 여권의 이러한 이상 기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등 지역 야권에선 국민의힘 시의원은 물론 지역 여권 지도부의 책임론까지 제기하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4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이 장기화 된 이유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등 지도부의 자리싸움이 결정적이다.
당 소속 시의원 간 계파 갈등이 장기화 하면서 끝내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전·현직 의장 상호 비방 등 온갖 잡음으로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운영위원장 선출을 위해 7월 중 예정됐던 임시회는 두 차례 연기됐다가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8월5일로 개회 날짜를 잡았으나, 그마저도 시의원간 조율 난항에 따라 9일로 다시 미뤄졌다. 급기야 전·현직 의장이 서로 ‘네 탓’이라고 주장하는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내홍이 더 길어진다면 이달말 예정된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지역 국회의원들은 외형적으론 시의원들의 원만한 협의를 통한 해법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에선 지역구 소속 ‘자기편 시의원’의 의장단 입성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형국이다.
김기현(남구을) 전 대표를 비롯해 서범수(울주군) 당 사무총장, 박성민(중구) 의원, 김상욱(남구갑) 시당위원장 등 4개 지역구 현역의원과 시의원들의 감정이 얽히고설키면서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역 여당 국회의원들이 조속히 머리를 맞대 정치력을 발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지역 여권의 한 인사는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과욕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 같아 너무나 부끄럽다”면서 “지역 국회의원들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 정치력을 발휘, 시의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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