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의회 안수일 의원은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민정당 시절부터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40년간 몸담았던 국민의힘을 탈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의회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저로 인해 발생한 일련의 상황으로 국민의힘 당권과 지지자, 시민들께 큰 불편을 안겨드렸다”며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기관이 업무를 처리할 때 기준으로 삼는 수많은 규칙·규정이 오판과 부정으로 얼룩진다면 시민들에게 신뢰를 잃는다”며 “지방자치의 근간도 무너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을 떠나더라도 도덕적, 법률적 규범을 준수하는 시의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틀림과 잘못을 바로잡겠다”며 “울산의 발전과 시민의 삶의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시도당위원회에서 나온 당의 방침과는 관련 없는 결정이었다”며 소송과 관련해서는 “일련의 사태가 차후에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 차원에서 바로잡고 넘어가야 하기에 법원의 1심 결정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취하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내비쳤다.
이번 사태는 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발견된 ‘이중 기표 투표지’ 논란으로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앞서 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지난 6월 자당 의원총회에서 후반기 의장으로 결선 투표 결과 동수(同數)가 나오자, 다선인 이성룡 의원을 내정했는데, 안수일 의원이 신의를 저버렸다며 불복해 후보로 등록했다.
시의장 선출을 위한 결선 투표에서도 동수로 다선 이성룡 의원이 당선됐지만, 이 의원 측 투표지에서 이중 기표가 발견돼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다. 그 결과 현재 이성룡 의장의 직무는 정지됐고, 김종섭 제1부의장이 의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시도당위원회 회의를 열고, 전국 시당에 해당행위(害黨行爲)자에 대한 윤리위원회를 이른 시일 내 개최하고, 징계 절차에 들어가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국민의힘 울산시당 윤리위 조사특위의 조사 결과, 증거가 있는 해당행위자가 안수일 의원 1명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주 열릴 예정이던 윤리위 개최도 안 의원의 탈당으로 무산됐다.
이에 직무가 정지된 이성룡 의장은 “징계를 위한 윤리위가 열린다고 하니, (안수일 의원이) 미리 탈당한 것 같다”며 “(저도) 의회를 계속 비워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니 조만간 사퇴하고 다시 선거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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