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편승 ‘성매매 영상 유포’ 협박 범죄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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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편승 ‘성매매 영상 유포’ 협박 범죄 활개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4.09.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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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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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성매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보이스피싱 범죄도 활개치고 있다. 이들은 실제 촬영하거나 제작한 동영상은 없지만, 혹시 모를 불안감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금전을 편취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이달 초 홍길동(가명)씨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업무와 관련된 전화라 생각한 홍씨는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자신을 A실장이라고 소개하면서 “길동씨 되십니까? XX오피입니다. 광고 전화는 아니고, 전에 저희 가게를 방문하셨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네 업소(출장 안마 서비스, 성매매업소)를 이용한 손님들을 찍어둔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이 흥신소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또 유출된 동영상을 지우려는 데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다.

이야기를 듣던 홍씨는 본인이 언제 XX오피를 방문했는지 문의하자, 그건 모르고 영상만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에 홍씨는 “뿌리던 말던 마음대로 하라”는 답변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곧 B실장이 본인을 호칭할 때 성은 빼고 이름만 부른 점을 상기하며,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는 딥페이크 영상인지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곧바로 전화를 걸어 지금 상황에 대해 묻자, “주변 지인들에게 영상을 뿌릴 테니, 상황을 파악하고 다시 연락 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어떤 영상일지 궁금함과 걱정 속에 이날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결국 영상을 받았다며 연락온 지인은 없었다.

공공연히 이뤄지는 성매매에 편승해 딥페이크 공포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뿌리 내리고 있다. 성매매 업소 방문 사실이 없더라도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다. 성매매 업소 방문 명단이 아닌 단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활용하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홍씨의 경우에도 카카오톡 프로필에 성씨 없이 이름만 ‘길동’이라고 표기해 뒀는데, 이를 바탕으로 홍씨에게 연락해 온 것이었다.

이에 대해 유흥업계 관계자는 “어떤 업소는 전화 문의만 해도 등록해두는 경우가 있다. 신규 업소나 성인 PC방 등 유사 업종 개업시 홍보를 위해 구매하기도 한다”며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고, 일하던 직원이 DB를 빼돌려 보이스피싱에 활용하기도 한다. 동영상 촬영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인데, 전화 받는 사람들의 ‘미지의 공포’를 부추겨 불안감을 심고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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