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접 눈으로 본 것이나 느낀 것을 상대에게 잘 표현할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할 때가 많다.
말할이가 오감인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거나, 감각으로 느낀 것을 표현하는 것을 묘사라고 하며, 그런 말하기를 ‘묘사 말하기’라 한다. 같은 대상을 보고도 그림을 그리듯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상대가 알아 들을 수 없게 뒤죽박죽으로 말을 잘 못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하면 묘사를 잘할 수 있을까.
먼저, 어떤 모습을 상대에게 그림을 그리듯, 직접 보는 듯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순서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을 공간적 순서라고 하는데, 멀다, 가깝다, 오른쪽, 왼쪽, 위, 아래와 같은 공간 낱말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간 낱말을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보는 눈(시점)을 옮겨 가며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가 풍경 그림을 그릴 때도 배경을 먼저 그리고 점차 작은 부분을 그리는 것과 같다. 예컨대, 집을 묘사할 때도 집 전체 모양이 일 층이든지 기와집이든지 양옥이든지를 먼저 묘사하고 그 다음 집의 작은 부분들을 차례대로 묘사하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그리고 어떤 공간을 묘사할 때는 눈에 쉽게 띄는 건물이나 사물을 기준으로 시점을 좁혀가면서 일정한 공간적 순서대로 묘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다른 묘사 표현 방법은 빗대는 말(비유)인 ‘~처럼’ ‘~같이’ ‘~듯이’ ‘~양’ ‘~만하다’와 같은 말을 잘 살려쓰는 것이다. 비가 많이 오는 것을 표현할 때 그냥 ‘비가 많이 온다’보다 ‘비가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것처럼 온다’와 같이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어떤 모양이나 동작, 소리, 느낌을 잘 묘사하기 위해서는 흉내말(의성어, 의태어)과 형용사나 부사와 같은 꾸밈말(수식어)을 잘 살려 쓰면 훨씬 효과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 예컨대, ‘아이들이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로 표현하기보다는 ‘귀여운 아이들이 오순도순 이야기하고 있다’와 같이 꾸밈말 ‘귀여운’이나 흉내말 ‘오순도순’을 사용하면 훨씬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 묘사 말하기는 글쓰기와는 달리 손짓이나 소리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상대가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가 있다. 묘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상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섬세한 관찰력과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풍부한 어휘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평소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도 묘사하는 연습을 많이 한다면 묘사를 잘할 수 있다.
주위에서 무엇을 보거나 느낀 것을 남들에게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묘사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럽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