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2일은 ‘새마을의 날’이다. 1970년 4월 22일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이듬해인 1971년 4월 22일 한해대책지방장관회의에서 구상중인 새마을 운동을 처음으로 제창하였다. 근면, 자조, 협동의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한 새마을 운동은 “하면된다” 라는 자신감을 대한민국 전 국민에게 불어넣었고, 1970년대 이후 한국 경제 성장과 지역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최근 개발도상국들에게도 효과적인 발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새마을 운동과 관계된 2만2084건의 기록물은 2013년 6월 18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새마을 운동의 결과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 모범 사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1971년 9월 17일 박정희 대통령은 문성마을을 방문하여 “전국 시장군수는 문성동과 같은 새마을을 만들어라” “자조, 자립, 협동정신이 곧 새마을 정신이다”라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새마을 운동의 요람이자 발상지인 문성마을은 정부가 지원해 준 시멘트로 마을 사람들이 협동하여 몇 달만에 약 50배의 성과를 내는 성공을 거두었다. 문성마을의 사례는 전국 시군에 홍보되었고, 그 홍보 영상물은 극장에서도 방영되었다. 1971년 7월 29일 대한민국 국민포장을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수여받았다.
정부는 1980년대 이후 새마을 운동 세계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2009년부터 새마을 정신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고 자립 의욕을 고취하고 새마을 지도자를 육성하고 있다.
1973년부터 2022년까지 149개 국가 6만5000명을 대상으로 새마을교육을 실시했고, 74개 국가에 새마을 지도자 1만3000명을 양성하였다. 22개 국가에는 104개의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했다. 2016년부터는 아시아 18개국, 태평양 4개국, 중남미 8개국, 아프리카 16개국과 함께 새마을운동민간협력체를 구성하여 매년 추진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프리카 우간다에는 2021~2025년까지 7개의 시범마을에 주택개량, 식수보급, 묘목장과 마을회관 건립, 협동농장 운영 등 새마을 사업을 추진했고, 2018년 시작한 새마을 금고는 1만 2천명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경상북도도 2005년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6개 국가 78개 마을에 새마을 시범마을을 조성했다. 최근에는 새마을 플러스 사업을 통해 ICT, 디지털교육은 물론, 한글과 태권도 등 K문화를 전파함으로써 개발도상국 발전과 빈곤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필자가 2023년 행안부 지방행정국장 시절 방문한 캄보디아의 프레이로미트 등 4개 마을은 마을 회관 세면대와 배수로 정비, 마을 연못 조성 등 위생시설을 개선하고, 어린이집을 건립하여 젊은 부모들이 출근시간 이후 마을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의 참여도 활발하여 여성회원의 참여율도 높았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방문한 부룬디의 부케예 등 6개 마을은 새마을 농장, 비누공장, 새마을 회관 등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었다. 부룬디 전역 54개 마을이 자발적으로 주민과 공무원을 중심으로 새마을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정신은 지금의 MZ세대에게 여전히 유용하다. 근면은 ‘갓생살기’고, 자조는 ‘빌드업’이며, 협동은 ‘크루’다. 갓생으로 키우고, 빌드업으로 버티며 크루로 함께 가는 것이다. 시대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보완하여 뉴:빌리지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는 새마을 운동의 계승이자 업그레이드된 모델로 평가받는다. 새마을 운동이 개발도상국에 보다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농지개혁이나 국민교육헌장 같은 사전 토대가 뒷받침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새마을 운동이 국제 개발 협력의 중요한 수단으로 더욱 확대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발전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더욱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안승대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