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불황 지속땐 3년후 관련기업 절반 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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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불황 지속땐 3년후 관련기업 절반 도산”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7.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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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석유화학 산업 업황이 지속된다면 3년 후에는 국내 관련 기업 중 절반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회미래산업포럼과 국회미래연구원은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재편’을 주제로 ‘제1회 국회미래산업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구조적 불황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모으고자 마련됐다.

이날 연사로 나선 김지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대표파트너는 ‘글로벌 역학 관계 기반 한국 석유화학 전망’ 주제로 발표했다.

김 파트너는 “중국 등 동북아 내 신규 증설 물량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다운턴(불황)은 과거와는 양상이 달라 내수 성장 기반의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BCG에 따르면 현재의 다운턴이 지속된다면 3년 뒤에는 석유화학 기업의 50%만이 지속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단별 1~2개 업체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받는다면 연관된 2·3차 공급업체(벤더)가 연쇄 도산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파트너는 “한국 석유화학 또한 해외에서의 수급 조정을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인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며 “현재 다운스트림의 구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수출 경쟁력이 약한 범용 제품 중심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현재 대비 가동률을 최소 85% 수준으로 줄이고, 내수·고부가 중심으로 재편이 필요하다”며 “성공적으로 재편시 원가가 5%가량 낮아져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3개 산단의 특성에 따라 재편 방향성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울산산단은 2027년 샤힌 프로젝트 시행에 따라 C2·범용 폴리에틸렌(PE)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대산산단은 다운스트림 범용 제품의 비중이 95%에 이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산단인 여수산단은 수출하는 기초유분이 많다. BCG는 산단 내 협업 추진·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 간 협업·재편 가속화 △추가적인 산단 원가 경쟁력 강화 △고부가·친환경 등 미래 사업 준비 등에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석유화학 기업의 자구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의 구조적 복합 위기인 만큼, 속도감 있는 사업재편과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은 “사업 재편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는 독과점·담합 적용 유예, 사업 재편 승인 기업에 대한 공시 변경 특례 적용 등 법률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은 “고부가가치·친환경적 구조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정부도 석유화학의 위기 상황에 공감을 표했다. 나성화 산업부 국장은 “산업재편 이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금융·경쟁법·통상 이슈 등 애로사항을 반영해 후속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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