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전국 평균기온은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거기에다 50년 만에 겪은 짧고 메말랐던 장마 탓에 취수원의 물이 고갈되고, 농민들은 폭염과 가뭄의 이중고에 시달렸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갑작스러운 폭우와 장마같은 비가 오고 있다. 온대 몬순 지역의 일상적 현상이라고 보긴 어렵다.
유럽도 46℃가 넘는 60년 만의 기록적 폭염이 길어지면서 여름철이라는 계절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내년이나 후내년에도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것을 ‘뉴노멀(새로운 정상)’이라고 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텍사스주의 예기치 못한 엄청난 폭우는 100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갔다. 텍사스 폭우 열흘 뒤인 14일에는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 기습 폭우가 쏟아져 지하철 침수, 도로 침수로 인해 2명이 사망하는 등의 피해가 있었다.
이달 초 미국 의회는 전기차 세액 공제 조기 종료,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의 대폭 축소 등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파리기후협약에 역행하는 일이 아니길 바란다.
기후 변화 협약 국제회의는, 1992년 2월 워싱턴에서 첫 기후협약이 채택된 이후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온난화 기체 6종을 규제 대상 기체로 한정하여 감축 대책을 수립한 바 있었다. 2015년 파리에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의 심각함을 논의하면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제한하고 1.5℃ 이하 유지를 목표로 한 각국의 자발적 온실기체 감축 목표를 성정하고 이행 상황을 국제사회에 보고하기로 합의하였다.(파리기후변화 협약)
2018년 합의 상황 진행에 실망한 그레타 툰베리라는 어린 학생(당시 15세)이 전 세계 어른들을 향해 “당신들은 자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은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여 세계 수많은 젊은이들의 호응과 주목을 받으며 올해의 인물, 기후 보호 특별상을 받는 등 환경운동가로 부각되면서, 환경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8일에는 환경활동가 12명과 함께 팔레스타인 해상으로 구호품을 전달하려다 이스라엘 군에 의해 저지되어 체포되기도 하였다.
기후 위기는 복합적인 위기 현상으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어떻게 대비할지 그 방법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우선, 파리기후협약의 국가별 이행 목표를 지켜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느 한 국가의 전횡으로 인해 국가 간 신뢰가 무너지더라도, 대한민국의 국제적 국가 위상은 지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내적으로는 기후 교육과 관련 사용 기술을 강화함은 물론이다.
둘째, 연구 투자이다. 탄소 포집 저장 및 활용 기술 연구에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핵융합, 우주 기반 태양광에너지, 조류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의 혁신적 기술 개발에 과감한 투자와 더불어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우수 인재 유치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앞날의 역사를 결정할 것이다.
셋째, 자원의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자원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는 특히 플라스틱, 전자제품, 건설자재 등에 대한 표준화 재활용 기술이 필요하다.
넷째, 기후 변화와 물 부족에 대비한 농업 기술 개발은 필수이다. 기후 변화로 흉년이 들어 식량 부족분조차 해외로부터 수입이 여의치 않게 되면 그 비극은 국가 시스템조차 무너뜨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시는 스펀지 도시(투수성 포장, 옥상 정원, 지하 저장 시설 등)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후 변화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터 기술을 활용한 정교한 기후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기후 변화는 전 지구적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면 우리나라의 위기 극복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개인, 기업, 정부가 장기적 기획을 통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