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려견 하루 입원비 최대 33만원 ‘전국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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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반려견 하루 입원비 최대 33만원 ‘전국 최고’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5.09.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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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반려동물 입원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입원비가 수십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흔하지만 명확한 기준이나 통일된 규정이 없어 보호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남구에 사는 정모(32)씨는 키우던 반려견이 최근 췌장염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다. 강아지는 곧바로 입원했는데, 검사비와 약값을 제외하고 하루 입원비만 20만원이 넘게 청구됐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신모(28)씨 역시 반려견의 진료비 앞에서 막막함을 느꼈다. 반려견이 노령으로 암이 의심돼 정밀검사를 권유받았는데, MRI 촬영 비용만 100만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람보다 훨씬 더 비싼 치료비에 황당할 정도”라며 “수의사가 말하면 그냥 믿고 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답답하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반려인들이 호소하는 재정적 부담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 자료’에 따르면 울산은 전국에서 입원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20㎏ 이상 대형견 기준 하루 입원비가 최고 33만원, 10㎏ 내외 중형견도 22만원에 달했다. 반면 전북은 하루 1만원으로, 지역 간 격차가 수십배에 이른다. 같은 질환이라도 병원마다 가격 편차가 크다는 점에서 보호자들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항목이 제한적이고 세부 기준이 모호해 실제 진료 과정에서 참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로 관내 동물병원 중 상당수는 홈페이지나 안내문에 정가를 명시하지 않고 ‘가격 변동’이나 ‘상담 후 안내’라는 식으로 표시해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높은 진료비에는 구조적 이유도 있다. 동물병원의 경우 MRI, CT 같은 고가 장비를 병원이 자체적으로 구입·운영해야 하는데,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장비 투자비가 고스란히 반영된다. 인건비와 소모품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수의사 입장에서도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행법상 수의사가 진료비를 자율적으로 정하다 보니 보호자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의 표준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울산도 진료비 공개 확대와 합리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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