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는 10일 세계적 공연장 건립 기획디자인 국제지명공모에 참여할 6개팀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제공모 운영위원회는 국내외 20개 건축가 팀을 대상으로 국제적 위상, 경력, 유사 규모·용도의 사업 경험, 특화된 디자인 역량 등을 평가해 해외 4개팀, 국내 2개팀을 추렸다.
해외팀은 △헤르조그 앤 드뫼롱(Herzog & de Meuron·스위스) △아뜰리에 장 누벨(Ateliers Jean Nouvel·프랑스) △비야케 잉겔스 그룹(Bjarke Ingels Group·덴마크)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and Partners·영국)다. 국내팀은 △디자인캠프 문박디엠피(DMP)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가 선정됐다.
이 가운데 헤르조그 앤 드뫼롱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2001년 수상했다. 영국 테이트 모던, 중국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독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등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사다. 아뜰리에 장 누벨은 파리 필하모닉 콘서트홀과 카타르 국립박물관으로 유명하다. 비야케 잉겔스 그룹은 시애틀 공립도서관과 울산 하이테크센터 등을 설계한 건축계의 트렌드 세터(유행 선도)로 알려졌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애플 신사옥과 런던시청, 세이지 게이츠헤드 음악당을 설계했다.
선정된 팀들은 참가 등록 뒤 약 3개월간 설계 작업에 돌입한다. 울산시는 국외 팀에 1억4000만원, 국내 팀에 1억2000만원을 지원한다.
참가팀은 오는 12월10일까지 공연장 마스터플랜과 배치도, 평면도 등을 제출해야 하며, 심사를 거쳐 12월24일 최종 4개팀이 가려진다.
이들 4개팀은 이후 건축설계 공모에 참가할 자격을 얻게 되고, 내년 하반기 최종 1개 팀이 정식 설계공모 참여권을 부여받는다.
노승범 국제지명공모 운영위원장(한양대 교수)은 “이번 공모는 울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연장을 짓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글로벌 건축·디자인 분야의 역량 있는 팀들이 울산의 미래 문화 인프라를 함께 설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국제지명공모 방식을 통해 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설계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반 설계공모가 예산 범위 안에서 설계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국제지명공모는 상징성과 독창성을 우선 확보한 뒤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시는 공연장을 단순한 문화시설이 아닌 세계적 랜드마크로 조성해 울산의 도시 위상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연장이 들어설 지역의 지반 조건과 설계 단계에서의 변수를 고려할 때 사업비가 5000억원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며 “연차별로 사업비를 확보하고 국가예산 지원과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은 울산이 산업수도를 넘어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세계적 건축가들과 협업해 울산만의 정체성을 담은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적 공연장은 울산 남구 삼산매립장 부지(11만3600㎡)에 들어설 예정이다. 연면적 5만㎡ 규모로, 25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과 몰입형 디지털 콘텐츠 상영관 등이 들어선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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