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시대’ 울산 친환경 벙커링 최적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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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시대’ 울산 친환경 벙커링 최적지 부상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09.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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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아이클릭아트)
자료사진(아이클릭아트)

이재명 정부가 역점 추진 중인 북극항로 전략이 속도를 내면서 울산항 등 동남권 항만의 역할 분담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부산항이 국제 환적항으로 ‘관문’ 지위를 강화한다면, 글로벌 오일허브 울산항은 정유·화학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LNG·메탄올·암모니아·수소 등 차세대 연료의 친환경 벙커링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거점항과 지원항만의 이중축이 동남권에서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4일 지역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울산항은 국내 최대 액체화물 처리항이자, 세계적 규모의 정유·화학 단지를 품은 글로벌 오일허브다. 지난해 11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은 43만㎘급 LNG 저장탱크를 가동하며 산업·항로 양방향 수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LNG는 울산의 화학·발전·제조 현장에서 실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 충전소가 아니라 ‘산업+항로 복합 수요 구조’가 형성된다. LNG뿐만 아니라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어떤 친환경 연료도 마찬가지다.

즉, 외부 수요 유치에 의존하는 타 항만과 달리, 울산은 이미 존재하는 산업 수요 위에 항로 수요를 더하는 방식이다.

친환경 연료 확장성도 울산의 강점이다. 울산신항 북항방파호안 일원에서는 15만9000㎡ 규모의 매립이 진행 중이며, 2030년 준공 시 수소·암모니아 관련 기업들이 집적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남신항 오일허브 2단계 사업도 추진돼, 오일·가스·수소·암모니아를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올인원 글로벌 에너지 허브’로 진화할 전망이다.

이 같은 인프라와 수요를 바탕으로 울산항만공사(UPA)와 SK가스가 추진 중인 LNG 벙커링 합작회사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단순 충전형 벙커링은 수지가 맞지 않지만, 울산은 든든한 이미 산업 수요가 뒷받침돼 있어 투자 안정성이 확보된다.

친환경 연료 벙커링 실증도 이어지고 있다. UPA는 드라이벌크선을 대상으로 접안·동시하역·그린메탄올 STS(SHIP TO SHIP)벙커링을 수행하는 실증을 조만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존하는 벙커링 방식 가운데 가장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울산항은 향후 북극항로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의 시험무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친환경 벙커링 공급망은 물동량과 산업 수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울산항이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극항로 시대. 부산항이 국제 환적과 항로 관문 기능을 맡고, 울산항은 글로벌 오일허브를 토대로 한 친환경 벙커링 지원항만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지리적 위치와 네트워크로 관문을 자처하는 부산, 산업 수요와 에너지 인프라로 지원 거점을 확보한 울산이 상호 보완적 구조를 이룰 때 북극항로 전략의 실행력은 배가될 전망이다.

북극항로가 단순한 항로 개척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결합될 때, 동남권 항만의 위상은 한층 강화된다. 그 중심에는 관문항 부산과 글로벌 오일허브 울산의 역할 분담이라는 해답이 자리한다.

이와 관련, 지역 항만관계자는 “울산과 인접한 부산에서 LNG와 메탄올, 수소·암모니아 벙커링 단지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단순히 항로 충전 수요만으로는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초기 투자비가 막대하고, 항로 이용 선박 수요만으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산업적 수요가 함께 뒷받침돼야 벙커링이 현실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항만공사와 해수부 등과 협력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며 “액체화물 물동량 전국 1위, 글로벌 오일허브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북극항로 대비 기반 시설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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