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60m 타워 철거중 붕괴…매몰 5명 생사불명
상태바
울산화력발전소 60m 타워 철거중 붕괴…매몰 5명 생사불명
  • 이다예 기자
  • 승인 2025.11.07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6일 울산 남구 용잠로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 관계자가 재난 발생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도현기자 do@ksilbo.co.kr
▲ 60m 높이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 김도현기자 do@ksilbo.co.kr
“순간 귀에서 ‘삐’ 소리가 났어요. 이게 무슨 굉음인가 싶어서 돌아보니 저멀리 큰 타워가 거짓말처럼 쓰러져 있더라고요. 밑에 깔린 사람들 어떡합니까.”

6일 오후 2시2분께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철거를 앞둔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무너졌다. 사고 현장을 인근에서 목격한 A씨는 해가 지며 기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며 연신 이마를 짚었다.

이 사고로 다수의 매몰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9명 중 2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사고 초기인 오후 2시23분께 구조됐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조자를 제외한 매몰자는 1960년대생 4명, 1970년대생 1명, 1980년대생 1명, 1990년대생 1명 등 총 7명이다.

이 가운데 2명은 구조물 등에 낀 상태로 발견돼 구조 중이다. 나머지 5명은 수색 작업 중이지만 생사와 매몰 지점 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1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며, 오후 3시13분께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부산·대구·경북·경남 등 4개 시도 소방본부 특수대응단을 비롯해 중앙119구조본부 등 인력 136여명, 펌프차 등 장비 50여대를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 경찰관 60여명도 현장에 투입했다.

현재 일몰 후 구조 작업은 가능하지만, 보일러 타워가 대형 구조물인 데다가 추가 붕괴 위험까지 있어 작업은 극도로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자갈과 흙으로 된 땅을 파내면서 이들이 나올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색·구조에 동원될 700t급 크레인 2대와 500t급 크레인 3대는 현장 안전을 판단해 투입될 예정이다. 구조견도 도착해 있다.

김정식 울산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현장브리핑에서 “나머지 매몰자를 빨리 찾기 위해 크레인 투입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1981년 준공된 보일러 타워는 400㎿급 터빈 3기를 포함한 기계설비 및 제어설비, 콘크리트 굴뚝 등으로 이뤄졌다. 전기 생산을 위한 터빈을 돌리는 데 쓰이는 증기를 만드는 설비다.

2022년 발전 수명을 다해 퇴역이 결정됐고, 지난달부터 해체 공사 발파를 위한 사전 취약화 작업 중이었다. 사전 취약화 작업은 대형 보일러 철거 시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작업이다.

HJ중공업이 시행사를 맡고, 발파전문업체인 코리아카코가 하도급으로 지난달부터 철거 작업 중이었다.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는 울산화력본부 내 30m 간격으로 일렬로 세워진 4·5·6호기 중 5호기다. 4호기는 사전 취약화 작업이 완료된 상태고, 순차적으로 6호기 작업까지 완료한 뒤 전체 폭파 작업은 오는 16일 예정돼 있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5호기의 25m 높이에서 작업 중이었다. 모두 코리아카코 소속이며, 1명은 정규직이고 나머지 8명은 계약직이다.

행정안전부는 현장상황관리반을 급파했다. 고용노동부는 행정안전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과 함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엄정히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수습, 특히 인명 구조에 장비·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오늘의 운세]2025년 10월20일 (음력 8월29일·임술)
  • 옥교동한마음주택조합 8년만에 해산 논의
  • 울산도시철도 2호선 예타 여부 이번주 결정
  • 도서관 인근 편의점 ‘담배 뚫린곳’ 입소문 일탈 온상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박준 ‘지각’
  • 필름부터 AI이미지까지 사진 매체의 흐름 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