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여가 만족도 최고 울산…‘삶의 균형’은 동남권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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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여가 만족도 최고 울산…‘삶의 균형’은 동남권 최하위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11.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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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에서 높은 고소득과 여가 만족도를 자랑하는 울산이 정작 삶의 균형에서는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드러났다. 경제력은 강하지만 가정 내 역할 분담과 여성의 정서적 부담은 동남권 최악 수준이라고 평가됐다.

25일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울산 남성의 평균 근로소득은 5706만원으로 부산(4477만원), 경남(4402만원)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월평균 여가비용 역시 29만원으로 동남권 1위이며 여가생활 만족도도 33.2%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삶의 균형 지표는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여성의 가정생활 스트레스 경험률은 44.0%로 부산(37.2%), 경남(38.1%)보다 높아 동남권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녀간 스트레스 격차 역시 13.9%p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울산 남성은 가정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여성은 압도적인 부담을 느끼는 구조인 셈이다.

울산 여성의 평일 가정관리 시간은 2시간53분으로 세 곳 중 가장 길었다. 남녀 간 가정관리 시간차이도 1시간40분으로 동남권에서 가장 컸다.

또 ‘일과 가정 중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에서 울산은 남녀(남성 42.7%·여성 29.2%) 격차가 13.5%p로 컸다.

이 같은 불균형은 제조업 위주인 울산의 산업구조와 직장문화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의 남녀 고용률(남성 70.2%·여성 48.6%) 격차는 21.6%p로 부산(16.8%p), 경남(16.0%p)을 크게 웃돌았다. 제조업·대기업 중심의 고용 환경이 남성 중심 노동문화를 강화하고, 가사·돌봄은 자연스럽게 여성에게 귀속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직장 내 일·가정 양립 문화 만족도 역시 울산이 가장 낮았다. 울산 남성 만족도는 28.6%, 여성은 32.1%로 동남권에서 최저였다. 장시간노동, 연장·교대 근무가 잦은 제조업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영란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팀장은 “울산은 ‘남편이 돈을 잘 벌기 때문에 여성은 일을 안 해도 된다’는 인식이 있는 지역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에게 적합한 양질의 일자리가 적고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단순 육아지원이나 시간제 일자리 확대보다 여성도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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