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유통매장이 벌써 트리 불을 밝히며 연말 분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생활용품 코너 한복판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이 자리 잡고 딸기·케이크·홈파티 세트까지 연이어 등장하면서 유통가의 ‘크리스마스 조기 개막’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6일 찾은 이마트 울산점 2층. ‘크리스마스 데코 모음전’이라는 안내판 아래 나무 트리가 전진 배치돼 있었고, 붉은 리본과 막대사탕, 별 장식, LED 전구가 테이블형 매대 전체를 채웠다. 소비자들은 트리 크기를 비교하고, 전구 밝기와 오너먼트 소재를 하나씩 비교하며 직접 꾸밀 장식을 고르고 있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크리스마스 상품 판매 경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이마트는 트리·데코·포토존 중심의 매장 공간 재편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롯데마트는 ‘윈터 해피딜’을 통해 제철 딸기와 홈파티 식탁 공략에 나섰다. 설향·금실·비타베리 등 딸기 전 품목을 2팩 이상 구매하면 3000원 할인하고, 마블나인 한우와 연어·광어 모둠회, 상그리아 와인 등 홈파티 메뉴도 최대 50% 할인한다. 크리스마스 담요·머그·트리 장식 등 소품까지 함께 묶어 연말 홈파티용 상품군을 적극 제안한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몽 블랑제’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7종을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예약 판매한다. 가격은 대부분 1만~2만원대 실속형으로 구성했고, 매장 방문 시 멤버십 회원 30% 할인, 온라인 예약 시 추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가성비 케이크로 입소문이 나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1% 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호텔업계도 크리스마스 상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을 포함한 라한호텔 5개 지점은 장난감 병정과 선물상자, 막대사탕 오브제 등으로 꾸민 대형 ‘동화 속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인다.
라한셀렉트 경주에는 4.5m 초대형 트리와 포토 카트를 설치했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산타가 객실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해주는 체험형 패키지도 운영한다. 숙박과 사진 촬영, 어린이 이벤트를 결합한 호캉스형 크리스마스 상품으로 수요 확대를 노린다.
올해 유통가 크리스마스 마케팅 흐름은 가성비와 홈파티, 체험형 콘텐츠, SNS 사진 확산성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집에서 직접 꾸미는 트리와 실속형 케이크, 소규모 모임용 식탁 꾸미기 수요가 커지면서 크리스마스가 생활 밀착형 소비 시즌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를 호텔 뷔페 가는 날이 아니라 집에서 꾸미고 나누는 시즌으로 소비자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직접 고르고 꾸미는 과정 자체가 올해 크리스마스 소비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