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추가 금값’…양상추 없는 햄버거 먹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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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추가 금값’…양상추 없는 햄버거 먹어야하나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11.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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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식비 상승으로 패스트푸드를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상기후로 인한 양상추 공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 사진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양상추.
▲ 맥도날드 수급 불안정 안내문. 맥도날드 앱 갈무리

외식비 부담을 피해 직장인들이 햄버거와 샌드위치로 몰리고 있지만, 그 메뉴의 핵심 재료인 양상추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상 기후 영향으로 채소 수급이 무너지고, 프랜차이즈 업계까지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후플레이션이 일상 소비 구조를 흔들고 있다.

2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울산 지역 외식 메뉴 가격은 1년 새 대부분 500~800원씩 올랐다. 자장면은 6500원에서 6800원, 칼국수는 8900원에서 9200원으로 상승했다. 냉면은 1만원을 넘어 1만200원으로 올라섰고, 삼계탕도 1만5000원에서 1만5400원으로 올랐다. 비빔밥은 700원 올라 1만800원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김치찌개백반도 8400원에서 8800원까지 올랐다. 김밥만 3500원으로 유일하게 제자리를 지켰다.

외식비가 본격적으로 1만~1만2000원대로 올라서면서 직장인 점심 수요는 버거·샌드위치 같은 프랜차이즈 메뉴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버거 세트 평균 가격은 7000~9000원대, 샌드위치도 8000원 안팎으로 형성되며 심리적 마지노선 점심 메뉴로 자리 잡았다. 실제 버거 브랜드 고객 수는 1년 새 7% 늘었고, 이용자의 60% 이상이 2030 직장인으로 집계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대체 메뉴의 핵심 재료인 양상추 가격이 치솟아 자취를 감춘다는 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양상추 전국 도매 평균가격은 1㎏당 3899원으로 전년(2235원)보다 74% 급등했다. 공급이 가장 불안정했던 지난 8일에는 7468원까지 치솟았다. 연초 가격(1600원)과 비교하면 143% 오른 수준이다.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양상추는 2024년 4㎏ 상품 기준 평균가 2만6710원이었지만, 올해(3만6500원)는 1만원 가까이 상승해 채소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찾은 시장 역시 양상추를 찾기 어려웠고, 1통(400g)에 5000원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일단 프랜차이즈 업계는 서둘러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리아는 양상추 사용량을 줄이고 양배추를 섞어 쓰는 방안을 일부 매장에 적용했고, 써브웨이는 샐러드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맥도날드는 양상추 중량이 기준에 못 미칠 경우 무료 음료 쿠폰으로 보상하는 소비자 대응책을 운영 중이다.

울산에서 샐러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샐러드 한 접시에 들어가는 양상추 원가만 2000원을 넘는다”며 “이대로면 샐러드를 팔수록 남는 게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젠 금상추” “풀도 사치품” “양상추가 버거보다 비싸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양상추는 폭염·냉해에 가장 민감한 작물이라 기후플레이션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며 “수입산도 계절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아, 가격이 치솟는 시기에는 대체 자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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