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홍의 말하기와 듣기(49)]입장 바꾸어 보고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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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의 말하기와 듣기(49)]입장 바꾸어 보고 말하기
  • 경상일보
  • 승인 2026.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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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2026년, 병오년 새해가 막 시작됐다.

우리는 새해가 시작되면 서로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원하는 인사를 나누곤 한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하고 또 바라는 일들이 이루어져야 하는 등 여러가지 조건들이 많다. 그런데 그 가운데 사람들 사이에 주고받는 말 또한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남의 말 때문에 상처받기도 하고 또 남에게 상처를 주어 상대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남들과 행복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말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상대의 말을 상대 입장에서 듣고, 이해하며, 공감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는 것을 심리학에서 확증편향(確證偏向)이라고 한다. 의미가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외골수’ ‘고집쟁이’라는 말도 이와 비슷하다. 이런 말하기로는 남들과 어울려 잘 지내기 어렵다.

예컨대, 두 사람이 자기가 있는 위치를 생각하지 않고 같은 산을 보고 남쪽에 있는 사람은 ‘북산’이라 하고, 북쪽에 있는 사람은 ‘남산’이라고 하면서 서로가 맞다고 우기는 어리석음과 같다. 맹자의 가르침인 ‘자리를 바꾸면 모두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易地則皆然)’라고 한 것이나 ‘너희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누가복음 6장 31절)’라고 한 성경의 가르침도 이와 비슷하다. 세계적인 상담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1902~1987)는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감은 상대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라고 했다.

특히, 일상적인 대화에서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려면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며 공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 그렇게 말(행동)할 수도 있겠다.” “저렇게 말(행동)하는 것에는 무슨 까닭이 있을 거야.”라는 입장 바꾸어 보는 것이 바로 공감의 시작이다.

나와 다른 세상 모든 사람들의 생각도 오직 나와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니란 생각도 상대 입장에서 본 말하기의 기본적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도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이 얼마나 편협되고 어리석었는지를 깨달을 때가 많다. 그렇다고 자신의 주장을 버리고 상대의 말에 무조건 동의하고 공감하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새해가 시작 됐다. 올 한 해도 말이든 행동이든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쯤 생각하고 공감하는 여유를 가지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두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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