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 넘어 ‘북극항로 기술 거점’ 특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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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거장 넘어 ‘북극항로 기술 거점’ 특화 필요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6.01.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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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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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가 인공지능(AI)과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항로의 얼음 길을 예측하는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고 있다. 북극항로라는 거대한 하드웨어(선박·항만)를 움직일 소프트웨어(두뇌)를 장착한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두뇌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팔다리 역할을 할 ‘실증 인프라’와 ‘운용 인력’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15일 울산연구원 조민지 박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비전 안에서 부울경 항만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물류 허브로서 기능 강화를 해야 한다면, 울산항은 세계적인 조선 산업과 액체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해양산업·에너지 도시’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울산은 화물을 단순히 나르는 정거장 역할보다는 극지 선박을 건조하고, 에너지를 공급하며,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북극항로 기술 거점’으로 특화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기술 거점 전략의 핵심은 UNIST의 데이터 기술과 지역 조선업계의 건조 능력을 연결할 고리, 바로 ‘실증’이다.

조 박사는 “현재 울산의 조선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쇄빙·내빙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실제 극지 환경에서 그 기술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할 공공 시스템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 ‘극지 산업 특화 클러스터 및 실증 단지’다.

울산이 강점을 가진 LNG·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을 실제로 투입해 극지 환경에서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거점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조 박사는 “에너지 기업 부설 연구소나 전문 연구 기업들을 실증 단지로 유치해, 선박 건조부터 연료 주입, 운항 테스트까지 울산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지게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비 공모 사업이나 R&D 과제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극지 전문 인력 양성 문제도 과제다. 북극항로는 유빙 등 위험 요소가 많아 특수 훈련을 받은 전문 해기사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국내에는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북극항로가 열려도 정작 배를 몰 한국인 선장이 없어 러시아 등 외국 해기사를 보조로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를 품은 해양도시 부산은 전문 물류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활발한 반면, 울산은 미미한 수준이다. 물론 부산에서 양성된 인력을 데려오는 것도 방법이지만,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조 박사는 “정부와 협력해 울산에 극지 전문 해양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할 필요성이 있다”며 “단순한 선원 교육을 넘어 울산항만공사(UPA), 울산해수청, 지자체 공무원까지 포함하는 실무형 전문가를 키워내야 울산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 도시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정부는 ‘북극항로 구축 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고, 부산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내에 북극항로지원단이라는 전담 조직을 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울산은 명확한 로드맵이 없는 상태다.

조민지 박사는 “향후 전담 부서나 기관이 필요하겠지만, 당장은 울산시와 UPA, 연구원, 산업계가 참여하는 북극항로 태스크포스(TF)부터 꾸려야 한다”며 “TF를 중심으로 기관 합동 로드맵을 수립해 정부 정책에 울산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항 유관기관과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TF를 구성 중이며, 이달 안에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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