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무인점포가 울산 곳곳에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대상으로 한 소액 절도와 생계형 범죄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점원이 없는 구조 탓에 범죄 예방과 사후 대응은 대부분 CCTV와 경찰 수사에 의존하는 실정으로, 무인점포 확산의 그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19일 찾은 울산 남구 무거동의 아파트단지 인근 한 무인점포. 가게 내부에는 ‘절도 적발 시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CCTV 촬영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계산대 옆에는 과거 절도 사례를 알리는 공지까지 내걸려 있었다.
무인점포는 점원이 상주하지 않는 특성상 범죄 예방과 대응을 대부분 CCTV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절도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현장에서 즉각적인 조치는 사실상 어렵고, 피해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이 반복된다.
특히 아이스크림이나 간식류를 판매하는 무인점포는 학생들의 접근성이 높아 청소년 절도 사례도 적지 않다. 업주들 사이에서는 “몇천원짜리 물건을 훔쳐 가는 일이 반복된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한 절도 범죄는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전국 무인점포 내 절도는 2021년 3514건에서 2023년 1만847건으로 크게 늘었다.
울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울산지역 무인점포 범죄는 46건에서 129건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무인점포는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있고, 무인점포만을 따로 분류한 공식 통계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집계된 수치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절도 사건의 ‘뒷처리’가 고스란히 경찰의 몫이라는 점이다.
피해 금액이 소액에 불과하더라도 절도는 형사사건에 해당해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출동과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범행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하고, 인상착의 분석과 동선 추적 등을 거쳐 피의자를 특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무인점포가 늘어날수록 경찰의 업무 부담 역시 함께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범인을 잡는데도 시일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무인점포 확산 속도에 비해 범죄 예방 장치와 제도적 보완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출입 인증 시스템이나 실시간 경고 장치 등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소액 절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무인점포 절도는 현장에서 즉각 대응이 어렵다 보니 신고 이후 CCTV를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과 인력이 상당히 소요된다”며 “무인점포 증가에 맞춰 업주 차원의 예방 조치 강화와 함께 지역사회 차원의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