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중앙집권 구조를 유지한 채 행정구역만 확대하는 통합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1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최근 논의되고 있는 시·도 간 행정통합에 대한 울산시의 기본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도권 일극화 해소와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해 ‘5극 3특’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지난 16일 대규모 재정 지원,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을 인센티브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에서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 중이며, 동남권에서는 부산·경남 공론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울산의 참여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울산시는 그간 완전한 분권을 전제로 한 행정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와 같은 중앙집권 구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행정 단위만 확대할 경우 또 다른 지역 간 쏠림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날 실질적인 권한 이양과 시민 동의가 선행될 경우 통합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조건부 수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행정통합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는 미국 연방제 주(州) 수준에 준하는 자치입법권과 과세권, 산업 및 지역개발 권한 이양을 제시했다.
김 시장은 “통합이 울산 발전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고,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느냐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한시적인 인센티브만 보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과감하게 전환하고, 자치입법권을 강화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방정부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에서 울산만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중앙정부의 일시적인 예산·사업 지원만 바라보고 급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행정 통합이 울산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다시 경남 울산시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행정통합 추진 여부의 최종 판단 기준으로 시민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행정통합은 행정기관의 판단만으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며,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50% 이상의 동의가 확인될 경우에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공론화위원회 구성 시점은 이달 말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 로드맵 발표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부산·경남 로드맵에서 권한 이양에 대한 합의점을 찾게 될 경우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시의회와도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할 방침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시민이 지역의 미래를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다하는 한편, 행정통합 논의에서 권한 이양이라는 본질적인 과제가 함께 다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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