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최근 울산의 이황렬(47)씨가 400회 헌혈을 달성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20년 이상 꾸준히 참여해야 달성 가능한 횟수다.
2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등학교 시절 학교로 온 헌혈차에서 첫 헌혈을 시작한 이씨는 군 복무 중 선임의 가족이 아파 헌혈증이 급히 필요한 상황을 접하게 됐다. 그때 이후 혈액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점점 헌혈의집을 찾는 횟수가 잦아졌다.
전혈은 약 2개월마다, 혈소판·혈장 헌혈은 2주마다 다시 진행할 수 있다. 이씨는 매번 약 1시간30분 가량 채혈 시간도 길고 체력 소모도 적지 않은 혈소판·혈장 헌혈을 이어오고 있다. 이씨는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하면 좋지 않겠나. 몸에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꾸준한 헌혈은 건강 관리에도 영향을 주고있다. 담배를 피지 않는 이씨는 술은 15년 전 완전히 끊었다. 헌혈 전 식사도 신경 쓴다. 공복을 피하고 철분 섭취에도 신경 쓰는 편이다.
2주에 한번씩 주말마다 시간을 내 헌혈의집에 들렀다 오는 세월이 어느새 20년 가까이 흐른 것을 놓고 이씨는 꾸준함의 비결로 ‘습관’을 꼽았다. 그는 “특별한 동기라기보다 안하면 오히려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일상이 돼버렸다”며 “헌혈할 시기가 되면 헌혈할 수 있다는 레드커넥트 앱 알림이 오고, 그럼 늘상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의 사례를 놓고 혈액 수급난의 해법이 ‘다회헌혈자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혈액원은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위해 ‘ABO Friends’ ‘나눔히어로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만 18세 이상, 주기적 헌혈 참여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등록헌혈회원 제도인 ‘ABO Friends’에 가입하면 특별혈액검사서비스, 헌혈주기 문자서비스, 문화이벤트 참여 가능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울산에서는 23일 기준 누적 8만4830명이 ABO Friends에 가입돼 있다. 헌혈 수급난이 반복되는 시기에 적극 헌혈을 진행하면 가입되는 ‘나눔히어로즈’도 있다.
이황렬씨는 “헌혈은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자주 하지 않아도 된다. 한 번이라도 해보면 다음이 어렵지 않다”며 “요즘 레드커넥트 앱도 잘 돼 있고, 헌혈로 피검사도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다회헌혈자 예우 강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하루하루 하다 보면 점점 횟수가 쌓이고, 그러다 보면 보람을 느껴 자연스레 습관처럼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헌혈 400회 달성 후 그는 웃으며 “따로 달성 목표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건강이 허락하는 계속 헌혈을 할 것”이라며 “다들 바쁘고 힘든 시기지만 헌혈로 삶의 보람도 느끼고, 건강한 일상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사진=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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