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국내든 국외든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여행은 홀로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둘 이상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둘이나 여러 사람과 여행할 때 어떤 말을 하면 보다 알차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먼저, 여행에 집중하는 것이다. 여행하면서 여행에 집중하지 않고 큰소리로 잡담하고 수다를 떨고 다니거나 귀에 이어폰을 끼고 걷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여행을 마치고 난 후 지나온 아름다운 경치나 관광지에 대해 물으면 보지 못했다고 할 때가 많다. 귀한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 한 여행이 제 값을 못한 것 같아 안타깝게 느끼곤 한다.
다음으로, 여행을 할 때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자주 표현하자. 아름다운 자연을 보거나 색다른 문화나 유적지를 볼 때마다 ‘아름답다’ ‘좋다’ ‘멋지다’ ‘신기하다’ 와 같은 감탄과 놀람의 표현은 많이 할수록 좋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여행에 집중하게 되며, 더불어 감상은 더 깊어지고, 감성은 더 풍부해진다.
셋째는 상대의 감동에 공감해 주고 상대 말에 맞장구치는 것이다. 맞장구로 공감을 표현하는 것은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고 상대를 즐겁게 하는 최선의 화법이다. 예컨대, 여행 중에 해박한 지식으로 역사나 문화를 소개하는 이가 있다면, “정말 대단하네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나요?”라는 말로 칭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상대가 “아름답다”거나 “멋지다”와 같이 감탄과 놀람을 표현하면 자기도 같이 맞장구쳐 주는 것이다. 여행지에서의 맞장구치는 말하기는 ‘풍경을 나누는 기술’이고 ‘정서의 다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행 말하기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의 의견이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에서 생존하는 또 다른 삶이다. 따라서 여행 동행자는 짧은 시간이지만 생존을 같이하는 작은 공동운명체라고도 할 수 있다. 혹시 상대가 실수를 했거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상대를 탓하거나 화내지 않고 서로 위로하고 배려해야 한다. 세계적인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이 ‘여행은 편견과 고집, 그리고 편협함을 없애준다.’라고 말한 것도 그런 뜻이다.
넷째, 여행 때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진짜 볼 것 없다” “왜 이래? 불편해” “괜히 여행 왔다”와 같은 불평·불만을 말하는 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가 자기 생각과 맞지 않고 힘들 때도 많다. 그러나 기왕 여행을 하기로 했다면 가능한 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먼저 자신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동행자와 여행 분위기를 위해서도 좋다. 그래서 좋은 여행은 동행자와 기쁨과 힘듦을 공유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멋진 추억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