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3일은 ‘제60회 납세자의 날’이다. 울산세관은 기념행사를 열고 모범납세자와 관세행정 협조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관세 징수의 원천인 울산항의 현주소는 마냥 축배를 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액체화물과 컨테이너 물동량이 동반 하락하며 항만의 맥박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울산세관이 거둬들인 세수(관세 및 내국세 등) 실적은 7조8000억원에 그쳤다. 전국 세관 중 4위라는 지표는 표면적으로는 준수해 보일지 모르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위기감이 역력하다. 한때 전국을 호령하던 ‘세수 1위’의 위상은 간데없고, 이제는 부산·인천·서울세관에 밀려난 처량한 성적표만 남았다.
울산세관의 세수 징수액은 2012년 12조 273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완연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0년 4조2000억원대까지 추락했다가 2022년 유가 상승에 힘입어 잠시 10조원대를 회복하며 반등을 꾀했으나, 불과 3년 만에 다시 7조원대로 주저앉았다.
물동량 통계는 울산항의 기초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항의 누적 물동량은 전년 대비 1.09% 감소하며, 6년 연속 ‘연간 2억t’ 고지 탈환에 실패했다. 특히 울산항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액체화물의 감소세가 뼈아프다. 울산항은 이제 2위 광양항과의 격차가 6000만t까지 좁혀지며 추격을 허용할 위기에 처했다.
심각한 대목은 항만 활력의 핵심 척도인 컨테이너 처리 역량의 퇴보와 입지 약화다. 지난해 울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 대비 13.36% 급감하며 35만TEU 선마저 무너졌다. 2011년 이후 14년 만의 최저치로, 울산항의 물류 경쟁력이 사실상 후퇴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미 부산항을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다. 거대 공룡 부산항의 비대화는 필연적으로 울산항의 입지 위축을 야기한다. 작금의 울산항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은 가덕도신공항 개항이 촉발할 ‘울산공항의 존립 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절박한 데자뷔와 같다.
울산항의 물동량을 지켜내며 자생력을 확보하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가 필요하다.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액체화물 특화항만’으로 재도약해야만 한다. 수소와 LNG 등 친환경 에너지 물동량을 선점해 동북아 액체물류 거점이라는 독보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 이것이 울산항에 주어진 최우선 과제이자 마지막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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