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만7000여㎡의 강동관광단지는 청소년수련, 복합스포츠 등 8개 지구로 나누어져 있다. 롯데리조트는 워터파크지구 전체 사업이다. 강동관광단지 개발의 앵커시설로 울산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그런데 롯데는 지난 11년간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강동관광단지사업의 걸림돌이 돼왔다. 시작은 2007년 2월이다. 2년 후엔 2009년 6월 공정률 37%에서 경기불황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다. 지난 2015년 5월13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어제와 비슷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2016년에는 공사를 재개했다가 금세 중단하는가 하면, 지난해 3월에는 리조트가 아니라 생활형숙박시설인 레지던스로 변경계획을 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롯데가 울산과 협약을 어긴 것은 강동관광단지 뿐만 아니다. KTX복합환승센터 설립도 수년째 미루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별장에 수변휴식공간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감감무소식이다. 만약 롯데가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울산시민들의 저항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롯데가 이번에 내놓은 리조트사업계획은 처음 계획과는 사뭇 다르다. 애초 계획에서 콘도는 객실 수가 598실이었는데, 2016년 공사재개 때 294실로 줄였다가 이번엔 다시 950실로 늘렸다. 워터파크는 놀이시설이 아니라 ‘가든 풀 앤 스파’라는 휴양·치유시설로 바꿨다. 고급스러운 야영시설인 글램핑존과 가든카페로 젊은층의 취향도 맞췄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관광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광트랜드가 휴양과 문화로 변화하는 것에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와 같은 대기업이 관광 트랜드를 분석, 걸맞은 시설을 갖춘다면 울산으로서도 더없이 환영할 일이다. 울산 관광산업에 가장 미흡한 것이 바로 고급스러운 숙박과 휴양시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롯데의 신뢰다. 그간 롯데의 행태로 미뤄 혹여 글램핑과 가든카페 등 투자규모가 크지 않는 시설을 내년에 서둘러 개장해 실속만 차리고 울산의 관광산업을 위해 꼭 필요한 콘도 건설은 또 미루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울산시는 롯데가 약속대로 2023년 리조트시설을 완공해 강동관광단지 완성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관리를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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