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일의 말레시아통신(9)]초록 낙엽이 지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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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일의 말레시아통신(9)]초록 낙엽이 지는 나라
  • 경상일보
  • 승인 2020.09.1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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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자국민 보호 봉쇄 강화
외국인 비자·소자본 창업 등 규제
장기체류 목적 입국 사실상 막아
▲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9월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달이다. 달력도 많이 떨어져나가 이제 온전한 것은 세장만 남았다. 낮에는 여름 같고 아침과 저녁때는 가을 같은 달, 여름과 가을의 징검다리 같은 달,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이기도 하다. 식물들도 몸에 맺은 알들을 서서히 익혀서 가을의 수확을 준비하는 시절, 높은 산에는 지금쯤 구절초도 피었으리라.

말레이시아의 9월도 건기에서 서서히 우기로 접어드는 달이라 소나기 빗방울이 평소 보다 더 거세지고 비 오는 시간도 조금 길어지는 느낌이다. 이제 고국의 하늘에는 곧 가을 구름들이 수를 놓겠지만 이곳은 변함없이 여름 구름뿐이다. 푸른 산허리에 구름이 감긴 마치 선경 같은 풍경은 일 년 중 비온 뒤에나 가끔 씩 볼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 마니아들에게는 최악의 해가 되고 있다. 해외여행은 언제 재개될지 아직 요원하다. 각국의 통제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행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디에서 전염병에 걸리게 될지 모르니 어떻게 여행을 다닐 수 있겠는가. 그래도 위험성이 적은 등산, 골프 등 야외 활동을 통한 건강 생활이 장려되고 있으나 운동 후의 뒤풀이시 마스크를 벗고 함께 자리를 해 감염이 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우리 인체의 백혈구는 감염원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특정 질병에 대해 대처하지 못하므로 백신(Vaccine)을 개발해 그 질병에 대처하고 있다. 백신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성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인데, 주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와는 달리 병원성이 없다고 한다. 백신을 접종 받으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미래에 침범하게 될 병원체에 대해 우리 몸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우리는 안전한 백신의 출현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백신 개발의 뉴스가 들려오고 있으나 아직 불충분한 시험기간과 단계 때문에 전문가들이 불신하고 있다. 과연 누가 안전한 백신 개발 유레카(Eureka)를 먼저 외칠 것인가? 그 시기가 빨리 오기를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국내 여행을 장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시의 호텔은 예약률이 높지 않지만 유명 여행지의 호텔은 벌써 연말까지 예약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제일 부국인 이곳도 경제가 어려워지자 자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여러 가지 새로운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생활해볼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반드시 알아야 될 내용이 있다.

MM2H 등 장기 비자 획득이 힘들어지고, 장기체제 외국인들이 많지 않은 자본으로 운영하는 사업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슈퍼마켓, 편의점, 미용실, 마사지숍, 리테일숍 등의 신규 사업을 불허한다. 허가가 난 기존 사업자는 계속할 수가 있으나, 외국인들에게는 사업권을 매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는 종전에 비해 매우 폐쇄적인 조치이며, 생계를 목적으로 장기 체류하려던 사람들의 입국을 사실상 막고 있다.

말로는 글로벌 시대를 외치지만 자국민 보호가 우선인 건 세계 각 나라가 비슷하다. 늘 초록뿐인 정글은 꽉 찬 나무와 식물들로 인해 서로 햇빛을 받으려고 키만 키우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자연의 이치는 적용되어 나뭇잎이 떨어지고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 오늘도 남모르게 초록 낙엽은 지고 있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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