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송 전 부시장 특보 위촉 논란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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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송 전 부시장 특보 위촉 논란이 남긴 것
  • 신형욱 기자
  • 승인 2020.09.16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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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여론 예상됨에도 추진·철회
잇단 특보 인선에 공무원 불신 시각
전문성 부족 인사, 시정 만족도 하락
▲ 신형욱 사회부장

“뭐지? 왜일까?”

민선 7기 반환점을 통과한 송철호 시장의 최근 특보 인선 논란을 접하면서 퍼뜩 떠오른 의문이다. 송 시장은 송병기 전 경제부시장을 경제특별보좌관에 위촉하려다 부정적 여론에 철회했다. 송 전 부시장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연루돼 올해초 공직에서 물러났다. 상당수 시민들은 송 전 부시장이 송 시장의 복심이자 정치적 동지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특보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그가 시정에 복귀한다면 막강한 영향력 행사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 시점에 의문이 드는 한가지. 그런데도 왜? 송병기 전 부시장이어야 했을까. 시는 송 전 부시장 위촉 검토와 관련 “울산 경제 현안을 가장 많이 알고, 잘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정치적 배경이 아닌 순수하게 울산 경제를 위한 인사”라고 했다.

일견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송 전 부시장의 업무능력 만큼은 공직사회 내에서도 인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그다. 그것도 송 시장 본인 사건 관련 핵심 당사자다.

송 시장은 송 전 부시장 경제특보 위촉이 가져올 부정적 여론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본인의 판단일까? 그럴 수도 있을 듯하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송 전 부시장의 헌신(?)을 생각할 때 송 시장으로선 마음의 빚이 남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여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두고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한 것과 동병상련의 아픔도 느꼈음직 하다. 그래서 현행법상 공무원으로 임명할 수 없는 그를 임기제 정책보좌관인 경제특보로 위촉해 도움을 주려고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해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송 시장은 임기 내내 지속된 전국 최하위권 지지율에 마음 고생이 컸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정무특보와 대변인 등 주요 개방직을 물갈이한 것도 연장선으로 보인다.

현직 시장이기 이전에 그간 변호사로, 정치인으로 살아온 삶의 행적으로 볼 때도 잘 수긍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송 전 부시장을 위촉하려고 했다. 이를 두고 시정의 지근거리에 있는 최측근이나, 정치인으로 재기를 꿈꾸는 송 전 부시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나왔다.

송 시장이 임명한 다른 특보들에 대한 세간의 평판도 썩 호의적이지는 않다. 특보들의 전문성을 가늠해볼 때 시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다.

이번 인선을 보고 송 시장이 임기 초 가졌던 공직자들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것 같다는 우려가 많다. 공무원들을 신뢰하지 못하니 측근에 의지하고 기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 시장이 부임하면서 이전 주요사업에 대한 재평가와 물갈이 등으로 간부를 중심으로 상당수 공무원들이 한직으로 밀리거나 교육 등으로 떠났다. 거기에 청와대 선거개입 검찰 수사까지 겹치면서 공직사회 전반적으로 보신행정이 만연화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언제부터인지 두 부시장을 비롯해 주요 시정에서 간부들의 역할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고위간부는 금요일이면 서울로 출장간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이 간부의 집은 수도권으로 전해진다. 행정에 대한 공직자들의 열정이 예전만 못하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시정은 가지수는 늘어나고 있는데 체감되는 성과물은 빈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각종 업무협약이니 용역이니 연일 언론에 보도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기는 시기상조인 듯하다.

송병기 전 부시장 경제특보 위촉 논란이 현재의 울산시정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느껴지는 이유다. 위드 코로나 시대, 더이상 시민이 시정을 염려하는 상황이 계속되질 않기를 희망한다. 신형욱 사회부장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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