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민건강국 신설, 울산 보건의료 역량 강화의 초석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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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민건강국 신설, 울산 보건의료 역량 강화의 초석 되길
  • 경상일보
  • 승인 2020.09.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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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철 울산시약사회 회장

울산시가 기존의 복지여성건강국 업무 중 복지와 건강 분야를 분리하기로 하고, 그 중 시민건강과 감염병 관리 및 식품·의약품 안전을 담당할 ‘시민건강국’을 신설하기로 했다. 그간 행정 역량이 매년 강화되던 복지분야 업무에 밀려 보건의료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던 차에 반가운 소식이다. 내년 1월1일자로 신설이 예정된 ‘시민건강국’은 보건의료 관련 분야를 관리하는 기본 업무는 물론, 지난 몇 개월 간 일상을 재편하다시피한 코로나19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 대응 역량도 더욱 강화하고 전문화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복지정책에 대한 시민의 눈높이가 상향되기도 했지만 복지 자체가 가지는 중요성도 간과할 수는 없다. 또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내는 올바른 복지정책의 시행은 결과적으로 보건의료 분야의 문제를 줄이는 효과도 있으므로 복지와 보건의료의 밀접한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오면서 느낀 바로는, 적합한 수준의 전문성이 반드시 요구되는 보건의료의 특성상 이 분야에서 좀 더 세밀하고 정교한 행정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다.

이번 시민건강국 신설을 계기로 110만 울산 시민의 보건의료 정책이 한층 발전되고 안정화되기를 기대하며, 응원과 더불어 두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첫째는 안전을 바탕으로 하는 보건의료정책의 실행이다. 주지하다시피 보건의료 서비스는 의식주만큼이나 필수적인 것이므로 무엇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안전과 효율 두 가지 모두 무시할 수 없겠지만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입장에서 굳이 둘 중에서 우선을 따지자면 안전이 먼저라 하겠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이 시기에 새로운 기술과 제도의 도입을 무작정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어떠한 변화를 선택하더라도 안전이라는 대전제가 있어야 한다. 최근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허용된 몇 가지 사안이나 기존의 중앙정부 정책들을 보면, 보건의료와 관련한 안전과 효율보다는 경제효과를 앞세우고 당장의 편리함을 국민에게 호소하여 도입의 당위성을 얻으려는 경우가 많아 우려스럽다. 큰 틀의 정책이 가진 불안요소를 지방에서 전부 바꿀 수는 없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행정 실무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적어도 우리 울산 시민이 감당해야 할 위험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약품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식품, 화장품, 의약외품 등의 과장 광고도 막아야 하고,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자의 면허 범위를 넘는 불법행위 계도를 위해서도 행정력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 승격된 행정기구 개편에 걸맞은 조직 구성을 통해 더욱 철저한 식품·의약품 안전관리를 통한 시민 건강의 확보를 희망한다.

둘째는 보건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노력의 경주이다. 병상의 규모가 충분치 않고 산업재해에 국한된 점에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설립 확정 소식은 공공병원이 없는 광역시인 울산으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재고하는 방향의 정책 추진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유행 관련 방역, 치료 등의 업무를 보아도 보건의료가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비단 이러한 비상상황뿐 아니라 언제라도 시민 모두에게 합리적인 수준에서 효율적인 보건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려면 행정에 있어서 지속적인 보건의료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기조가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로 고생한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캠페인이 있었다. 위축되고 제한받는 생활 속에 시민 누구나, 어느 한 사람 고생스럽지 않은 분 없겠지만 보건의료 행정을 관장하는 공무원 여러분께서 의료진만큼이나 계속해서 고생하시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신설될 시민건강국에서도 울산 시민의 보건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한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민건강국 신설이 울산광역시 보건의료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되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힘찬 응원을 드린다.

박민철 울산시약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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