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산업도시 울산에서 스타트업 창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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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산업도시 울산에서 스타트업 창업기
  • 경상일보
  • 승인 2020.09.2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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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인 (주)팀솔루션 대표

울산에서 2017년 (주)팀솔루션을 창업했다. (주)팀솔루션은 현대중공업, 자동차, 플랜트에서 17년 이상 공정관리 엔지니어를 해온 CTO를 중심으로 5~10년 이상 현장에서 공정관리를 해온 친구들과 함께 만든 진성 울산 스타트업이다.

2013년을 기억해 보면 울산 동구는 길바닥에서 만원짜리를 주울 수 있다 할 정도로 경기가 좋았다. 해양플랜트가 공사 중일 때 현장에 수많은 비효율과 잘못된 작업 지시들이 넘쳐났고 지금의 CTO와 멤버들은 그 현장에서 무의미한 작업을 끊임 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모든 새로운 기술은 인류의 문제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았던가? CTO는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했고 이 문제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거대하고 복잡한 ‘구조물’과 오늘 작업해야 할 ‘정보’들을 3D로 정리해서 보여주기 시작했고, 이후 회사의 생산성이 80%이상 개선되는 성과를 창출했다. 현장 작업자, 관리자의 이해도가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고 이것이 (주)팀솔루션의 핵심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IT 불모지인 울산에서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창업하려고 하니 주변 대부분 사람이 만류했다. 단 한 사람도 창업을 독려하고 잘 될 거라고 응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가슴 아픈 일이기는 하지만, 2016년부터 조선해양 경기가 추락하면서 많은 조선해양 협력업체들이 문을 닫게 되었고 CTO와 멤버들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지게 됐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필자와 CTO는 기술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몇 번의 고비와 노력 끝에 2017년 울산 ETRI 연구소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1년 후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 구현과 사업화에 성공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겪는 일이지만 사업화되기 전까지는 자금과 인력과의 싸움인데 이 구간에서 정부 지원사업은 엄청난 버팀목과 디딤돌이 된다. 창업 초기 울산에 있는 거대한 기업 앞에서 위축되거나 종속될 수 있는 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기 기술을 사업화하고 기업의 큰 그림과 로드맵을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4차 산업시대를 맞아 기술 융합과 미래자원인 산업데이터가 중요한 시대 아닌가. 울산은 산업도시로서 독보적인 자원을 갖고 있는데, 각종 산업데이터가 풍부하게 생성되고 제공된다는 것이다. 고객과 함께 소통하며 산업데이터와 미래기술에 대해 준비하는 기업의 가치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4차산업혁명 기술이 사업화되려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체계가 필요한데 울산은 이미 최적의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다. 이렇게 건실한 고객과 기회요소가 가깝게 있는데 창업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필자는 내가 있는 곳이 가시밭이라면 가시를 활용한 이쑤시개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창업가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움 뒤에 기회가 있다라는 말을 거듭 되새긴다. 최근 울산시에서 제1회 U스타트업 네트워킹을 통해 울산을 창업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선포했다. 창업가들에게 부족한 부분들은 지혜롭게 채워줄 것으로 믿고 있다. 울산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한 유니콘 기업들이 나오는 날을 상상해 본다.

김지인 (주)팀솔루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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