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울산항만공사 사장 자리의 무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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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울산항만공사 사장 자리의 무게감
  • 이형중 기자
  • 승인 2021.04.1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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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중 경제부 차장

울산항만공사(UPA)가 설립된지 벌써 15년이 되어간다. 국내 최대 수출도시인 울산항의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울산항만공사는 항만의 지속 가능발전 전략의 키를 쥐고 있는 중요한 기관이다. 현대중공업이 울산앞바다 도크에서 만든 선박으로 세계 1위 조선소로 우뚝서고, 바다위 ‘원유부이’와 자가부두를 통해 SK에너지, S-OIL이 국내 최대 정유공장으로 성장세를 내달리고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에서 만든 자동차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도약하는데 UPA가 수출·물류·유통과 직접 연관되는 부두와 항만운영과 관련된 행정적, 정책적 지원으로 적잖은 길라잡이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야적장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울산항 6부두 특허보세구역 지정 추진, 현대글로비스와 해외 공동 복합물류사업 등은 UPA와 기업간 윈윈전략의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수출입루트인 항만을 등에 업고 수년간 성장가도를 내달렸던 지역 기업들이 최근 불안한 무역환경, 신종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경영위기에 내몰려 있다. 수출입기업과 항만과의 연계가 깊은 만큼 울산항 곳곳에서도 항세위축이 감지된다. 당장 물동량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지역에서 발생되는 수출물량의 70% 정도가 울산항을 외면하는 현상이 더욱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전세역전을 위한 UPA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UPA가 새로운 사장 선임절차를 진행중이다. 올초 1차 공모에 나섰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사장 공개모집 재공고 절차를 거치고 있다.

오는 20일 접수기간이 끝나면 면접을 거쳐 빠르면 7월쯤 새로운 사장이 선임된다.

신임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불안한 대내외 환경속에서 울산항의 특성을 조속히 파악해 조직과 항만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동시에 부두 효율성 향상, 화물이탈 방지, 신규물량창출, 항로확대, 체선율 감소로 기업과 항만의 동반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해묵은 숙제고, 분명 쉽지않은 현안이지만 해결점을 모색하지 않으면 항만도태, 수출환경 악화, 도시성장 걸림돌로 작용할게 뻔하다. 수년간 지켜온 ‘국내최대 액체허브’ 타이틀을 지켜내야 하는 것도 신임 사장의 몫이다. 후발주자인 타 항만이 지자체 등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울산항을 턱 밑까지 따라붙었다.

신임 사장은 또 울산도시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오일·에너지허브의 방향키도 잡게 된다. 글로벌 해양도시로의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항만기본계획, 항만재개발, 워터프런트 육성 등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된다. 항만을 통한 수출기업의 생사는 분초를 다툰다. 업무파악한다고 몇일, 몇달을 허비할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재공모 절차까지 거쳐야 하는 상황을 바라보는 항만업계의 시선은 따갑다. 위기감과 기대심리가 공존하면서 어느때보다 UPA 사장에 대한 관심 또한 뜨겁다.

울산항만이 울산의 자산으로, 또 훌륭한 미래 먹거리 보고로 활용할 수 있는 혜안이야 말로 차기 UPA 사장이 리더십과 함께 가져야할 자세가 아닐까 싶다. 누가 되던 간에 선장 잘못으로 배가 산으로 가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이형중 경제부 차장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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