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7년 5월 설립된 그린랩스는 농업에 IT를 접목시킨 스타트업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의 복합환경제어 시스템을 출시했고, 역시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 스마트팜 농장을 수출하기도 했다. 4차산업 우수 기업으로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한 데 이어 국가브랜드 스마트팜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이력도 화려하다. 특히 데이터 농업 플랫폼 ‘팜모닝’을 보급해 농사 전 과정을 누구나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린랩스의 팜모닝을 통해 울주 삼평지구 스마트팜 생산·유통 모델을 점검해 본다.

◇클라우드 기반 영농 고도화 주력
IT 벤처 주역들이 모여 설립한 그린랩스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영농 고도화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그린랩스는 모든 산업의 기본이 되는 농림어업 시장이 감소세 없이 꾸준하게 성장하는 반면, 규모와 성장에 비해 시장 생태계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농민이 신경쓰고 결정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농민이 농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토지 구매부터 지목 변경, 작물 선정, 자금 확보 등 계획 단계에서부터 난항에 부딪힌다. 설계와 시공, 종자 구입을 거쳐 농장을 조성하더라도 운영에 애를 먹기 일쑤다.
그린랩스는 이를 돕기 위해 창립 초기 스마트팜 보급 지원에 주력했다. 귀농을 준비하거나 작물 전환을 원하는 농민을 위해 사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지원을 실시한 것이다. 농민은 자금 조달부터 농장 규모에 따른 예상 매출 및 비용 분석 등에 대해 지원 받아 보다 편리하게 농업에 접근할 수 있다. 농장 신축, 냉난방 및 관수 설치, 스마트팜 설치까지 모든 단계를 통합 지원하고, 스마트팜을 조성한 뒤에는 소득 향상을 위해 종자와 비료 등 맞춤형 농자재 추천 기반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그린랩스가 제공하는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같은 원예시설에 IT를 접목해 온실 안팎의 온도와 습도는 물론 일조량과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 적절한 생육 환경을 조성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기술력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충남 천안의 한 딸기 농가는 국내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베트남 딸기 농장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농부는 천안에서 농장을 총괄 관리하며, 베트남 현지에서는 극소수 인력이 일하는 구조다. 베트남에서 필요한 수량을 현지에서 재배하는 만큼 유통 과정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플랫폼 ‘팜모닝’ 보급해 농업 정보 제공
그린랩스는 농가에 최적의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테스트베드에서 확보한 생육 기록을 클라우드 서버에 모두 저장한 뒤 이를 비교해 조절하고 분석한다.
이를 위해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비닐하우스형 테스트베드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현재 하우스 내부에서는 참외 재배에 적절한 양액의 레시피를 찾고 있다. 최적의 양액 비율을 찾게 되면 이를 농가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린랩스는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 외에 각종 다양한 정보를 데이터 농업 플랫폼 ‘팜모닝’을 통해 보급한다. 스마트폰으로 팜모닝 앱에 접속하면 내 농장이 위치한 지역의 기본적인 날씨부터 적산온도, 전일 일사량, 서리 확률 등 다양한 농사 맞춤형 날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농장 주변의 시간대별 날씨와 1~3개월, 반기 날씨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날씨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농사날씨’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로 키우는 작물을 등록하면 해당 시기에 조심해야 할 병해충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고추를 작물에 추가하면 6월 중 탄저병과 궤양병 등에 주의해야 하며, 복숭아흑진딧물가 갈색날개매미충 등의 해충에 유의해야 한다는 도움말을 볼 수 있다. 농사 전문가와 팜모닝 회원이 질의 응답을 통해 농사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농사지식인’도 운영해 초보 농부들을 돕고 있다.

◇도매 출하 대행부터 방송 판매까지
그린랩스는 팜모닝을 통해 유통 시세 정보 분석과 도매 출하 대행, 구매-판매자 중개,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제공 및 판매 대행 등 유통 전반에 대한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팜모닝 ‘유통시세’ 코너에서는 전국 50여개 도매시장의 경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심 농산물과 시장의 시세를 맞춤형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관심 농산물과 관심 시장을 미리 설정하면 농작물의 도매시장 시세 정보를 항상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팜모닝은 또 농작물의 판매 및 유통을 위한 유통 컨설팅도 제공한다.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못난이 작물부터 일반·특수작물, 프리미엄 작물까지 농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운영한다.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대형마트나 매장에 입점하거나,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수익을 증대시키기도 한다.
농민이 직접 e커머스를 운영하기에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e커머스 입점 및 판매 대행도 지원한다. 라이브 커머스처럼 산지 직송 방송으로 판매도 진행한다.
송지은 그린랩스 차장은 “상담을 통해 도매 대행부터 e커머스 판매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해 생방송 후에도 매출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고 있다”며 “도매시장 출하를 직접 지원하는 도매출하 대행과 농산물 생산자와 구매자의 실거래 중개를 늘려 온라인 농산물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