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3년만에 파업카드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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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 3년만에 파업카드 꺼내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1.07.0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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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저녁 현대차 노조 지부 회의실에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3년만에 파업카드를 꺼내들었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가뜩이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제때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로선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제 첫 파업이 돼 ‘정의선 체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8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4만8599명 중 3만5854명(73.8%)이 찬성해 가결됐다. 이는 2016년 76.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찬성률이다. 투표자 기준으로 보면 파업 찬성률은 83.2%에 달한다.

조합원 과반이 쟁의행위에 찬성함으로써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려 파업 돌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다. 중노위는 다음주 초까지 두 차례 조정회의를 열어 결론을 낼 예정이다.

노사 양측은 임금 인상안 등을 놓고 평행선을 그어왔다. 사측 제시안은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100%+300만원, 품질 향상 격려금 200만원, 복지 포인트 10만원 지급 등이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제외),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최장 만 64세),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현대차는 직격탄을 맞는다. 당장은 반도체 물량 부족으로 출고가 지연됐던 차량 계약자의 대기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고,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글로벌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울산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후 맞는 첫 번째 파업이 된다는 점도 현대차로선 부담스럽다. 정 회장의 ‘소통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그룹 총수로는 19년 만이자 회장 취임 보름 만에 노조 집행부와 오찬을 하며 노사관계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업계와 지역사회에서는 이에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노조가 파업을 실행하기보다는 교섭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쟁의 기간에도 사측이 납득할 만한 안을 갖고 교섭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임하겠다며 8월초 휴가 전 타결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2018년 때처럼 전면파업이 아닌 부분파도을 전개하면서 요구안을 성사시킬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만 여름휴가 전 타결에 실패하고, 사측이 추가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실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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