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울산에 산다]“韓-베트남어 통·번역하며 ‘울산사람’으로 열심히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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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울산에 산다]“韓-베트남어 통·번역하며 ‘울산사람’으로 열심히 살아요”
  • 정세홍
  • 승인 2021.07.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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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출신 남해란(30)씨는 올해로 울산생활 7년째에 접어들었다. 현재 울산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의 남해란(여·30)씨는 지난해 한국으로 귀화했다. 남씨는 “남씨 성은 남편의 형님이 한국이름을 지어주면서 베트남의 ‘남’자를 따왔다”고 웃었다.

남해란씨는 올해로 울산 생활 7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2013년 지인의 소개로 현재 남편을 만나 2015년 한국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고용노동부 울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베트남어 통·번역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 결혼이주여성이 그렇듯 남씨도 처음에는 문화와 음식차이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남씨는 “의사소통이 안되는 점이 가장 힘들었고 베트남과 문화도, 일상생활에서 차이가 나 힘들었다”면서 “베트남에서는 보통 밥그릇을 들고 밥을 먹는다. 10년이 넘게 습관이 됐는데 한국에 와서는 시어머니에게 안된다며 혼나기도 했다. 지금은 밥그릇을 놔두고 밥 먹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의 음식문화 적응도 쉽지 않았다. 아직도 청국장은 먹기가 힘든 반면 회는 처음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고 한다.

남씨는 “베트남 사람들은 회를 잘 안먹는다. 지금도 거절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한국 사람들처럼 일어나자마자 밥먹는 건 아직도 힘들다”면서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건 야채 등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을 그대로 꺼내서 먹는 거였다. 베트남에서는 대부분 끓였다가 먹는데 잘 적응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재 남씨는 울산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베트남에 비해 교통도 편리하고, 거리도 깨끗한 데다 탁 트인 시원한 바다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들은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고 있다며 불편해했다.

남씨는 현재 확산되고 있는 신종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하루빨리 고향에 방문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또 울산의 다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의 다각화 등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했다.

남씨는 “이번에 동생이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신종코로나 때문에 못갔다. 2년째 못가고 있다”면서 “다문화가정이다 보니 부부간 문화 차이가 잘 좁혀지지 않는다. 다문화센터에서 서로 문화를 알려주는, 부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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